쿠스코에서 마추피추를 가기 위해 우선 그 전초기지격인 우루밤바로 갔습니다. 우리는 우루밤바에서 하루를 묵고, 마추피추로 가는 기차를 탈 예정입니다.







그런데 우루밤바 가는 버스안에서 졸음과 사투를 벌여야 했습니다. 산소가 부족한 쿠스코에서 하루 종일 걷다보니 피로가 더욱 일찍 찾아온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 길에서 자는 것은 무척 위험합니다. 낮잠은 고산증에 아주 안 좋기 때문입니다. 잠을 자면 신진대사가 느려져 몸이 산소를 받아들이는 양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이 길에서 잠을 자는 사람들 중 우루밤바에 도착해선 뒤늦게 고산증이 찾아와 고생하는 경우를 여러번 보았습니다.







하지만 잠깐잠깐 졸다가도 이런 풍경을 만나면 눈이 번쩍 뜨이게 됩니다. 우루밤바 가는 길에 만나게 되는 이 산들은 안데스 산맥의 일부로 6,000m 급이나 됩니다.







졸음도 쫓을 겸 다리 쉼도 할 겸 전망 좋은 장소를 만나면 잠시 버스에서 내려 쉬어가기도 했습니다.







잉카인들이 '신성한 계곡'이라 부르는 우루밤바 가는 길은 정말 정말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잉카 여인들이 쓰고 다니는 저 중절모는 아무리 여러번 봐도 내 눈에는 자꾸 어색하게만 생각됩니다. 마치 인디오 위에 스페인이 얹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4,000m 대의 이 고지대에 이렇게 넓은 초원과 경작지가 있다는 게 한편으론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작물은 주로 옥수수와 감자입니다. 나중에 마추피추 가는 기차역에서 파는 옥수수를 사먹어봤는데 옥수수알이 엄청나게 커서 무척 신기했습니다. 우리의 찰 옥수수처럼 쫄깃한 맛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꽤 맛있었습니다.

유럽인들이 남미에 온 것은 오로지 금이 목적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금으로 이루어진 엘도라도의 전설이 그들을 남미로 끌어당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진짜 금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안데스의 감자입니다.

만약 정복자들이 유럽으로 감자를 가지고 가지 않았다면 유럽은 발전은커녕 아주 오랜 세월동안 굶주림에 시달려야 했을 것입니다. 







나는 화려한 곳보단 이런 풍경이 너무나 마음에 듭니다.







이 길을 따라가다보면 집 몇채가 전부인 아주 작은 마을들도 만나게 됩니다.







메인도로를 조금만 벗어나면 곧바로 비포장입니다.












안데스 산자락 너머로 해가 져갑니다.







드디어 우루밤바 시내가 보입니다. 쿠스코에서 약 80km 정도 떨어져 있을 뿐인데 무척 먼길처럼 느껴졌습니다.







우루밤바 시내 앞으론 우루밤바 강이 흐릅니다. 이 강은 마추피추 가는 길에도 계속 되었습니다.







이 아담한 도시에 저녁이 되자 하나둘 불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다음날 아침 호텔방을 나서니 호텔의 정원에 예쁜 꽃들이 가득했습니다.












호텔 담 너머로 아침 운해가 낀 안데스 산자락과 산비탈을 개간한 밭이 보입니다. 저곳에서 그 유명한 안데스 감자가 자라겠지요...







호텔안엔 자그마한 교회까지 있어 특이했습니다. 난 이 호텔이 중남미 여행중 다른 곳에서 묵은 5성급 호텔보다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식당의 둥그런 창문도 운치가 있습니다.







아침 식사 후 잠시 우루밤바 시내 산책을 나가 보았습니다.







우루밤바는 아담하지만 은근 격조가 있었습니다.







우루밤바는 쿠스코의 잉카인들이 휴양지로 개발한 도시입니다. 이곳에 휴양도시가 들어선 것은 무엇보다 쿠스코에 비해 고도가 훨씬 낮아 숨쉬기가 편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쿠스코가 보통 3,400m 이상인데 반해 우루밤바는 2,800m 정도입니다. 약 600m 정도의 차이인데도 정말 한결 숨쉬기가 수월합니다. 전날 밤 고산증세를 보였던 일행들도 아침에는 모두 말끔해졌습니다.







우루밤바의 뒷골목에도 잉카 특유의 정교한 석조술이 여지없이 발휘되고 있었습니다.







우루밤바는 마추피추라는 그 걸출한 세계적인 명소를 가까이 두고 있음에도 꽤나 한적합니다. 







우루밤바 시내를 빠져 나오는데 웬일로 차가 막혀 앞을 보니 예상치 못했던 축제행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이 축제 행렬은 많은 사람들이 가면을 쓰고 있었습니다. 한 가톨릭 성인의 축일을 기념하는 행사로 생각되지만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시간만 허용되면 저 속에 어울려 축제를 함께 즐기는 게 테마세이투어의 주특기이지만 남은 일정이 많은지라 그 아쉬움을 뒤로 하고 살리나스 염전으로 향했습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