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최근 아무리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다 하더라도 
운남성은 여전히 서쪽의 변방에 불과합니다. 그 중에서도 운남성의 성도 곤명에서 남쪽으로 330㎞ 떨어진 원양은 오지 중의 오지입니다. 

 

원양은 대부분의 중국 사람들도 낯설어 하는 척박한 땅입니다. 하지만 이 오지에 여행 매니아라면 한 번쯤은 안가고 못 배기는 엄청난 비경이 숨어 있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임이 틀림없는 어마어마한 다락논이 그것입니다.

 

 

 

 

 

원양에는 1,400m ~ 2,000m 산간 일대에 17만여개의 계단식 논이 정말 숨이 턱 막히게 펼쳐져 있습니다.

 

이 엄청난 다락논 앞에 서 있노라면 누구라도 절로 경외심에 가슴이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원양에서 이 장엄함을 제대로 느끼려면 일몰과 일출 순간을 절대 놓쳐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원양에 도착하자마자 전망대 역할을 하는 노호구(老虎嘴)에 서둘러 올랐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다락논 너머로 해가 지는 장관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사진으로 이 순간을 제대로 표현해 내지 못함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노호구에서 내려다보는 다락논의 장관은 직접 보지 않고는 믿을 수 없는 경이로운 모습이었습니다.

 

짧지만 강렬했던 일몰을 뒤로 하고 우리는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에 다시 나오기로 하고 숙소에서 일찌감치 휴식을 취했습니다. 

 

 

    


다음날 새벽,우리는 다시 부지런을 떨어 다락논 일출 명소인 
도이수(多依树) 풍경구로 향했습니다. 

 

 

 



담요와 두꺼운 외투로 몸을 
꽁꽁 둘러싸고 조금 기다리자니 곧 일출이 시작되었습니다. 

 

 

 



서서히 날이 밝아오면서 다락논의 색채도 시시각각 변해가기 시작했습니다. 
논에 대어놓은 물이 마치 유리를 깔아 놓은 듯 투명하게 반사되어 깊은 산 속의 아침을 깨우고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감동의 탄성이 터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평생 기억될 이 순간을  눈으로 그리고 가슴으로 담습니다.

 

 

 



이 어마어마한 대역사를 이룬 주인공은 운남성의 소수부족 중 하나인 하니족입니다.

 

이들은 이족의 한 갈래로 세력 다툼에 밀려 이 험한 산골에 숨어살아야만 했습니다. 이 척박한 땅에서 살아 남기 위해 그들은 변변한 도구 하나 없이 맨손으로 험준한 산비탈을 깎아내 논을 만들었습니다.

 

원양은 그들이 무려 1,400여년의 세월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일궈낸 삶의 터전입니다. 

 

 

 

 

 

 

 

 

 

농부는 부지런하지 않으면 살 수가 없습니다. 일출과 함께 하니족의 일상도 시작되었습니다. 아스라이 논둑을 걸어 일터로 향하는 3명의 하니족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들에게는 또 다른 일상이지만 저에게는 잊을 수 없는 한 컷의 이미지로 남았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해가 높이 떠올랐습니다.

다락논의 고인 물에 하늘이 담기고 구름이 담기고, 붉은 태양이 담기고, 넋을 잃은 내 영혼도 담겨졌습니다.

 

 

 



해가 완전히 떠오르자 원양의 다락논이 드디어 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논 두렁의 저 우아한 곡선, 논 바닥의 기하학적인 문양....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원양의 다락논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사진가들 덕택입니다. 이들이 찍은 원양의 기이한 모습들이 몇 여행지와 잡지에 실리면서 여행매니아들이 이
먼길을 찾아오게 된 것입니다.

 

지금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대개 무거운 카메라와 장비를 짊어진 사진작가들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소수의 사진가들이 원양을 찾을 뿐 일반 여행자들은 좀 처럼 찾아보기 힘듭니다.

 

 

 

 



원양의 다락논을 집중해서 보고 있자니 그 현란함에 현기증이 일었습니다. 

 

 

 

 



끝도없이 펼쳐진 다락논 사이에 포근히 자리한 하니족의 마을에도 해가 떠 올랐습니다. 이제 그들의 바쁘고, 고단한 하루가 시작될 것입니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