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경찬의 여행편지2013. 1. 9. 06:00

 

한국인이 가장 많이 가는 여행지 중의 하나가 뉴질랜드다. 20여 년 전부터 겨울철 인기 여행지로 각광을 받아왔으니 웬만하면 다 다녀왔을 법한 곳이다.

 

이런 인기 여행지를 테마세이투어에서는 오랫동안 외면해 왔다. 그러다가 지난 11월에 첫 여행팀이 12일 일정으로 뉴질랜드를 다녀왔다.

 

확실히 뉴질랜드의 자연은 아름답다. 광활한 초원과 험준한 산, 그림 같은 호수와 강, 바다가 조화를 이룬 흔치 않은 관광천국 중의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버스를 타고 돌며 자연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는 어딘가 부족함이 느껴진다. 일천한 역사로 인해 깊이 있는 문화도, 유적도 없기 때문이다.

 

테마세이투어가 지금까지 뉴질랜드 여행을 망설여 온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그렇다면 뉴질랜드를 제대로 즐기기 위한 방법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뉴질랜드는 세계 제일의 ‘레포츠 천국’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관광객 또는 구경꾼이 되지 말고 직접 참여하고 도전해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리곤 정말 조심스럽게 첫 팀이 출발했다. 우리에겐 낯선 레포츠에 도전해 얼마나 만족감을 얻을 것인지 걱정스러웠기 때문이다.

 

레포츠의 기본은 아무래도 걷기일 것이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숲속 산책이 이어졌다. 쭉쭉 솟은 레드우드 숲속을 걷고 고생대 양치류식물인 Fern나무와 우람한 카우리 나무가 우거진 와이타케레 원시림도 걸었다. 함무라나 숲속 산책도 나갔고 와카레아레아와 크레이터 오브 더 문과 같은 지열지대도 산책로를 따라 걸어보았다. 폐속이 청량하게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타우포 호수에서는 요트를 타고 나가 송어낚시를 즐겼는데, 40cm 이상 되는 송어 3마리를 낚아 올려 이날 저녁 호텔식당에서 회도 뜨고 구이도 했다.

 

한편 골프를 즐기는 일행들은 두 차례에 걸쳐 뉴질랜드 최고의 명문코스에서 라운딩을 즐기는 행복도 있었다.

 

산책이나 낚시, 골프 등은 우리들에게 익숙한 레포츠여서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밀포드 사운드에서 결행한 1박 2일 크루즈는 사정이 좀 달랐다.

아름다운 피요르드를 항해하던 배가 고요한 수면에 닻을 내리고 멈춰 섰다. 카약에 도전할 차례였던 것이다. 한 명씩 1인용 카약에 올라 노를 저어 나아갔다. 수심 80m의 물 위에서 생소한 카약을 타는 것은 일종의 도전이었다.

 

 조금은 긴장도 되었다. 하지만 웬걸? 기우뚱거리며 중심잡기에 바쁘던 우리 일행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능숙하게 노를 저으며 뿔뿔이 흩어졌다. 거침이 없었다. 영화에서나 보던 카약타기는 우리들에게도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었다.

 

퀸스타운에서는 승마에 도전했다. 가이드가 고삐를 잡아주는 그런 종류의 승마와는 달랐다. 높은 안장위에 앉아 안전교육을 받은 후 곧바로 수려한 산세가 드리워진 초원으로 나갔다. 개울도 건너고 자갈길도 지나갔다.

 

그러다가 웅장한 산세가 물에 반영되어 환상적인 풍광을 자아내는 호수를 만나자 환호성이 절로 터졌다. 처음엔 바짝 긴장하던 우리 일행들은 이제 한번 달려보자고 성화였다.




이번 팀은 대부분 60세 이상으로 구성되었다. 하지만 카약이건 승마건 두려울 것은 없었다. 물론 안전은 철저하게 보장되기에 걱정할 일은 없었다. 단지 도전하지 못할까봐 걱정했을 뿐.

 

여행을 마치고 나니 대자연을 즐기는 현지인들을 부러운 시선으로 지켜보는 ‘구경꾼’에서 벗어나 우리 스스로 자연을 최대한 할용하고 즐기는 레포츠의 주체가 되었다는 사실이 뿌듯했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여행도 레포츠 중심으로 기획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엿봤다. 다음에 뉴질랜드에 갈 때는 스카이 다이빙이나 패러글라이딩도 일정에 포함시켜 볼 생각이다.

 

대자연을 대상으로 하는 레포츠 활동이 일부 젊은들 만의 전유물이 될 수는 없다. 듣기만 해도 가슴이 뛰는 「여행」이라는 단어 뒤에 조심스럽게 「도전」이라는 단어를 붙여 써본다. 참 잘 어울린다. 「여행, 도전」…       

                                                                                                                                                           [마경찬]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