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2013. 3. 15. 06:00

 

 

“인생의 가장 먼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이라고 합니다. 냉철한 머리보다 따뜻한 가슴이 그만큼 더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의 가장 먼 여행이 있습니다. 가슴에서 발까지의 여행입니다. 발은 실천입니다.“

 

위의 글은 신영복님의 에세이집 ‘처음처럼’에 나오는 구절이다.

 

세상만사 모두가 머리로 생각한 것을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다시 직접 실천하기가 정말 어려운 일이기에 인생의 가장 먼 여행이라고 한 것이 아닌가 싶다.

 

 

 

 

 

 

해가 바뀌면서 또 소원 리스트를 만들었다. 10분 일찍 일어나기, 나와 관계된 모든 사람들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고 품어주기, 재탕이지만 자기계발에 충실하기, 악기 배우기, 신랑과 배낭여행하기도 있다.

 

이 중 가장 실천하기 힘든 것이 ‘나와 관계된 모든 사람들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고 품어주기’가 아닐까 싶다. 이는 몸이 아닌 마음으로 실천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피곤한 일상이다 보니 10분이 아니라 5분도 먼저 일어나기 어렵고, 야근이 반복되다보니 자기계발은 머나먼 세상속의 일 같고, 서로가 너무 바쁘다보니 같이 배낭여행을 가기는커녕 신랑하고 얼굴조차 못 보는 날도 허다하다.

 

하지만 번개처럼 지나가는 분주한 일상 속에서 만나는 무수한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받는 삶속에 그들을 이해하고 용서하는 게 불가능한 일 같지만 그래도 한번 인생의 가장 먼 여행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멀다고 지레 겁먹고 도망칠 수는 없을 것 같다. 내 인생 여정에서 함께 할 수밖에 없는 동반자를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시작된 계사년도 곶감 빼먹듯 하루하루 지내다 보니 3월 중반을 넘어 하반기로 달리고 있다. 작심삼일이라지만 혹자는 작심삼일을 3일에 한번 반복하면 결국은 무엇인가를 성취할 수 있을 것이라는 농담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반복을 무수히 하다보면 올해 말 나는 마라톤보다 더 지루하고 험난한 가슴에서 발까지의 가장 먼 여행을 완주한 ‘삶의 여행인’이 되어 있지 않을까?

                                                                                                                                                      [성순호]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