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3. 5. 7. 06:00

 


‘베트남 사람들은 일 년에 두 번 벼를 재배하고, 캄보디아인들은 벼가 자라기만을 기다리며 라오스인들은 벼가 자라는 소리를 듣는다.’

 

한 때 이 지역을 지배했던 프랑스인들이 인도차이나 3국의 국민 특성을 평가한 말이다.

 

비슷한 환경 조건하에서 베트남인들은 이모작을 할 정도로 억척스럽고, 부지런한 반면 라오스인들은 매사에 느긋하고 평화로우며, 욕심없이 자연에 순응하며 산다는 뜻이다.

 

지난 라오스 여행은 프랑스인들의 이 평가가 지금도 여전히 한치 틀리지 않음을 확인시켜 줬다.

 

우리는 인도차이나 반도의 젖줄인 메콩강을 따라 이틀간 배를 타고 내려오며 몽족, 까무족 등 많은 라오스인들을 만났다.

 

 

 

 

 


루앙프라방에선 매일 그 자리를 지키며 수양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탁발 의식에도 참여, 라오스인들과의 접촉면을 최대한 넓히려 애썼다. 물론 시장도 빼놓지 않았다.

 

라오스의 그 어느 곳을 가든, 라오스의 그 어느 부족을 만나든 라오스인들은 한 결 같이 수줍은 미소와 친절함으로 우리를 대해줬다.

 

그건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악착스럽게 들러붙어 끝까지 돈을 요구하거나 물건을 파려는 베트남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라오스의 아이들은 결코 우리에게 섣불리 다가오지 않았다. 그저 주변을 빙빙 돌다가 눈이라도 마주치면 특유의 수줍은 미소를 씩 지을 뿐이다.

 

‘망고 레인(Mango Rains)’.

 

폰싸반에서 방비엥으로 장거리 이동을 준비하던 날, 아침부터 전혀 반갑지 않은 비가 내렸다.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라오스에서 이 비는 분명 더 큰 어려움을 가져올 터였다.

 

하지만 망고레인이라는 이 사랑스런 단어 하나가 우리의 근심을 싹 사라지게 만들었다. 폰싸반 산장 주인은 걱정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2-3월 망고 나무에 꽃이 필 무렵 잠시 내리는 이 스콜성 비는 맛있는 망고 시즌이 돌아오고 있음을 알려주는 반가운 비”라고 말해 주었다. 이 얼마나 러블리한 설명인가?

 

여행자들은 흔히 “관광을 하려면 태국으로 가고, 유적지를 보려면 미얀마로 가고, 사람을 만나려면 라오스로 가라”고 말한다.

 

역시 이 말 그대로였다. 라오스를 여행하는 내내 늘 미소를 잃지 않는 순박한 라오스 사람들로 인해 우리에게도 ‘벼가 자라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항상 쫓기듯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라오스는 정말 완벽한 ‘힐링 캠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영미]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