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2013. 5. 14. 06:00

 


매달 25일은 테마세이 직원들에게 한 달 중 가장 빨리, 그리고 가장 초조히 지나가는 하루다. 바로 한달에 한 번 발간하는 여행사
소식지 'Themesay Traveller'의 마감일이기 때문이다.

 

여행지에서 함께하는 손님들이 “가을씨 글 잘 보고 있어요.”라고 하실 때면 수천 명 독자를 가진 작가라도 된 양 으쓱함과 함께 뿌듯함이 밀려온다. 하지만 한 달에 한번, A4용지 한 장을 채워야 하는 25일만 다가오면 우리 나름 창작의 늪에 빠져 머리를 싸매곤 한다.

 

4월호에 실을 글이 유난히도 소재가 생각나지 않아 또다시 끙끙대던 찰나, 반대로 이 고뇌를 하소연 해볼 겸 ‘테마세이투어의 25일 풍경’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실 직원들의 고심은 마감 며칠 전부터 시작 된다. “소식지 뭐 쓸거에요?” “소재 있으면 좀 나눠 써요!” 하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면 벌써 월말이 왔다는 증거다.

 

걱정만 하며 하루 이틀이 흐르고, 드디어 25일이 닥치면 소식지 편집을 맡고 계신 이사님으로부터 은근한 압박이 들어온다.

 

그래서 마감일은 반대로 사무실이 마치 절간처럼 조용해진다. 잠시 일어나 사무실을 둘러보면 먼 산을 응시하거나 머리칼을 쥐고 생각을 짜내는(?) 직원들이 대부분이다. 이날만큼은 이곳은 여행사가 아니라 완전히 잡지사 분위기다.

 

이런 우여곡절을 거쳐 자정까지 하나둘씩 소식지를 제출하곤 다음날 이사님의 피드백을 초조하게 기다린다. ‘통과!’ 한마디를 들으면 고뇌의 늪에서 비로소 해방!

 

이사님의 손을 거쳐, 오타는 없는지, 여행스케줄에 착오는 없는지 확인 후, 완벽하게 모양을 갖춘 따끈따끈한 소식지가 인쇄소에서 배달되어 오면 2차전 시작이다.

 

2차전이라 함은, 수천 명 회원들의 이름과 주소가 찍힌 라벨을 편지봉투에 붙여 소식지를 넣는 것. 온 직원이 매달리는 이 작업 역시 이틀에서 삼일은 꼬박 걸린다.

 

이렇게 월례행사처럼 소식지 작업을 하고 나면, 회의실은 전쟁터를 방불케 할 만큼 난장판이 되곤 한다.(빙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소식지를 붙이는 이 작업은 사실 직원들이 은근히 반기는 시간이다. 이 때 만큼은 근무시간에 맘껏 수다를 떨어도 되기 때문!!)

 

이렇게 완성된 소식지가 우체국을 통해 회원들에게 배달되면 그제서야 우리만의 월례행사가 마무리 된다.

 

오늘도 퇴근 전까지 무얼 쓸까 고민하던 동료직원들. 내일 아침인사는 분명 “소식지 제출 했어요?” 일 것이다.

 

이렇게 많은 고뇌(?)와 정성이 담긴 테마세이투어 월간지. 받아보는 모든 분들께 귀찮은 우편물이 아닌, 한 달에 한 번 찾아오는 반가운 선물이길 조심스레 바래보며, 글을 마무리한 이제야 깃털같이 가벼운 마음으로 3월 25일을 마무리한다.

                                                                                                                                                          [권가을]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