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3. 7. 9. 06:00

 

 

스페인의 그라나다를 가는 이유는 한가지다. 스페인 이슬람 문화의 정수, 알함브라 궁전을 보기 위해서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더 꼽으라면 알바이신 지구에서 보는 집시들의 플라멩코 공연일 것이다.

 

그러나 이제 나에게는 그라나다를 가야 할 또 다른 이유가 생겼다. 바로 ‘LA OLIVA(올리브의)’를 방문하기 위해서다.

 

 

 

 

이곳은 지난 4월말 스페인/포르투갈 13일 여정에서 점심식사를 했던 식당이다. 매번 그라나다에서의 점심식당이 마음에 들지 않아 고민하고 있던 차에 이곳에 배낭여행 왔던 한 직원의 강력한 추천으로 처음 들른 식당이다.

 

그라나다 시내 중심가 식당골목의 맨 끝자락에 위치한, 겉보기에는 그저 평범하고, 아니 다소 허름해 보일 수도 있는 그런 식당이다. 낮에는 특별한 예약이 없으면 주로 올리브 오일과 와인 등을 파는 작은 식료품 가게일 뿐이다. 하지만 밤에는 미리 예약하지 않고는 절대 들를 수 없는 식당이 된다.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친절하게 우리를 맞아주는 주인장 프란시스코, 우리 일행 17명이 모두 자리에 앉자 가게 셔터 문을 내려버렸다. 식사 시간만큼은 다른 어떤 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음식의 맛과 분위기에 집중하길 바라는 프란시스코씨의 마음이라고 했다.

 

드디어 우리들만의 만찬이 시작되었다.

 

크고 작은 약 15가지의 요리 중, 첫 번째로 내놓은 것은 그라나다에서 생산된 최상급 올리브유를 포함한 세 가지 올리브오일과 빵이었다. 시큼한 맛, 달콤한 맛 등 올리브유도 어느 곳에서 생산됐는지, 어떻게 가공했는지에 따라 다양한 맛이 났다. 거의 모든 음식은 올리브오일로 요리한 것이었다. 참으로 프란시스코씨의 올리브 사랑은 대단했다.

 

 

 


하몽 중에서도 최고로 치는, 도토리를 먹여 키운 안달루시아 돼지의 뒷다리살로 만든 하몽, 아스파라거스, 각종 신선한 야채에 새우를 넣은 샐러드, 메인으로 나온 대구요리와 후식으로 나온 몇 가지의 치즈와 캬라멜, 설탕, 꿀, 아몬드, 달걀흰자를 가지고 만든 스페인의 전통 과자인 뚜론(Turrón), 그리고 음식 중간 중간 나오는 다양한 종류의 와인들과 그 와인에 맞는 각종 타파스 등….

 

정말 스페인 가정식이라고나 할까.

 

정성이 가득 들어간 음식이라 그런지 맛은 두말할 것도 없었다. 게다가 프란시스코씨의 음식재료와 조리법 등에 관한 상세한 설명에는 한 끼의 식사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 그의 마음이 들어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와 라 올리바와 프란시스코에 대한 더 많은 정보가 궁금해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이 식당이 한 식당평가 사이트에서 그라나다 식당 중 1위인 것을 알게 되었다. 나 역시 프란시스코의 정성을 생각하며 5점 만점을 주었다.

 

이런 맛과 분위기, 스토리를 갖고 있는 식당을 찾는 것, 여행사에서 열심히 해야 할 일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경미]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