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3. 10. 4. 06:00

 

고흐, 에곤 실레, 구스타프 클림트, 마티스, 샤갈, 카라바조, 폴 세잔, 피카소…. 이 유명한 화가들은 테마세이투어 입사 전에는 나에게 중요한 인물들이 아니었다.

 

단지, 학창시절 미술 시험에 나오기 때문에 그 이름을 외운 것이 전부였다. 당연히 미술 감상 역시 내 취향은 아니었다.

 

하지만 여행은 많은 것을 바뀌게 한다. 많은 화가들을 만났던 남프랑스 여행을 계기로 난 부쩍 미술에 관심이 많아졌다.

 

첫 번째 만난 화가는 마티스였다. 그가 마지막 작품을 남긴 방스 로사리오 성당에서였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굉장히 의외였다. 유작이니만큼 꽤 주제가 무거울 것이란 예상과 달리 한마디로 천진난만했다. 심하게 말하면 아이들의 낙서 같았다.

 

 

 



마티스가 수천 번의 선긋기 연습을 통해 완성했다지만 어쨌든 그의 이 작품은 그림 감상이 꼭 심각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엑상프로방스에서는 근대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폴 세잔을 만났다. 우린 풀 세잔의 대표작인 ‘생 빅토와르 산’을 그린 장소를 방문했다. 그는 매일 이 언덕에 올라 시시각각 변하는 빅토와르 산의 빛을 그림으로 담아냈다.

 

현장에서 보니 이게 참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우린 직업상 같은 장소를 여러 번 방문하지만 그 때마다 느낌이 같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폴 세잔의 작품은 바로 이런 느낌의 표현이 아닐까라고 이해되었다.

 

미술에 관심이 높아진 결정적인 계기는 레 보 드 프로방스 마을에서 본 고흐에 관한 영상쇼였다.

 

넓은 동굴의 내부 공간에 비치는 고흐의 그림은 한시도 눈 돌릴 틈이 없었고, 동굴 속 공명을 이용한 음향효과는 모든 신경을 그림 감상에만 집중하게 해주었다. 이곳에서 난 비로소 그림을 통이 아닌 작은 풀 하나, 사람의 턱수염 하나씩 세밀하게 나눠서 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고흐가 이 그림을 그리면서 가졌을 생각과 느낌을 상상해보기도 했다. 이건 나에겐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작가 마르셀 푸르스트는 ‘진정한 여행이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데 있다’고 했다. 미술에 관해서라면 남프랑스 여행이 나에게 바로 그런 역할을 했다.

                                                                                                                                                         [손창용]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