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2014. 3. 5. 06:00

 

 

해외 출장이 잦은 나는 아무래도 내 주변인들에 비해 세계의 유명 관광지를 많이 가보게 된다.

 

하지만 그럴수록 스스로 반성하게 되는 부분은, 나는 과연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이다.

 

한 가지 고백하자면 경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지만 근처의 양동마을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핑계를 대자면 서울 사람들은 한강 유람선을 잘 안타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어쨌든 경주사람으로서 나도 잘 몰랐던 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라니 창피함 반, 호기심 반으로 얼마 전 양동마을을 가보았다.


 

 

 

경주시 강동면에 위치한 양동마을은 경주 손씨와 여강 이씨 종가가 전통을 잇는 유서 깊은 마을인데, 입구에서부터 마치 조선시대의 어느 마을에 와있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한옥 형태의 초등학교도 정다웠고, 마을의 초가집과 기와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따뜻하고 푸근한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큰 매력은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삶의 터전이란 점이었다. 물론 안동의 하회마을도 그렇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안동이 약간 폐쇄적인 느낌이라면, 양동마을은 좀 더 개방적이어서 친근함이 있었다. 뒷동산의 마을 서당에 앉아 마을 할머니로부터 옛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고, 마을 주민들도 경상도 특유의 무뚝뚝함 속에서 정이 느껴졌다.

 

사실 대부분의 문화재들은 보호를 위해 철저하게 출입통제다. 종묘와 석굴암에서 보듯 세계문화유산은 말할 것도 없다. 물론 유산 보호 측면에서 불가피한 점이 분명 있다. 하지만 이 때문에 때론 너무 박제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인도나 네팔 같은 아시아에서 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문화유산들이 여전히 실생활에 사용되는 예는 상당히 많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보존도 하고, 보다 생생한 역사의 현장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양동마을의 경우처럼,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다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문화재 보호 방법을 고민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양동 구경을 마치며 해봤다.

                                                                                                                                                           [이영미]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