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4. 3. 28. 06:00

 


스리랑카 인솔을 맡고 자료조사를 하다가 아주 인상적인 사진을 하나 봤는데 바로 스틸트 피싱(
Stilt Fishing)이었다. 흔히 ‘외다리 낚시’라고 불리는 스틸트 피싱은 여행가이드 북 ‘론리 플래닛 스리랑카 편’의 표지를 장식하는 등 스리랑카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대한항공 TV광고에도 등장했다.

 

인솔가기 전 먼저 스리랑카를 다녀오신 사장님이 너무 기대하지 말라고 하셨지만, 워낙 인상이 강렬했기에 마음속으로는 빨리 그 광경을 보고 싶었다.

 

 

 



드디어 스리랑카 일정의 후반부가 다가왔고 우리는 스틸트 피싱을 보기 위해 갈레 인근의 해변으로 향했다. 가보니 바다에는 빈 기둥만이 세워져 있었다. 그리고 곧 이어 어부들이 다가와 가격을 흥정해왔다.

 

이들은 경험 많은 낚시꾼이 아니라 건장한 모델의 모습에 가까웠다. 장대에 올라간 그들은 한 10분 정도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포즈를 잡아 주었다. 그리고 작은 생선 한 마리를 잡고 내려와 우리 일행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게 다였다. 미리 알고는 있었지만 기대치가 있다 보니 허탈할 수밖에 없었다. 스리랑카 전통의 어업 방식이 관광객을 위한 이벤트로 변질된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한 것이다.

 

스틸트 피싱은 어획량이 적어 이제는 생계를 위한 업으로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 독특한 낚시 방식에 호기심을 가진 여행자들 덕에 그나마 근근이 명맥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관광 상품으로 변질되었다고 나쁘게만 볼 수는 없을 듯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의 전통 풍습 또한 이렇게 유지되는 것들이 많다. 실생활에서는 거의 사라진 것들이 이제는 관광 상품화되어 민속촌 같은 데서 볼 수 있으니 말이다.

 

비록 스리랑카의 진솔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스틸트 피싱은 또 다른 측면에서 스리랑카 여행의 잊을 수 없는 한 장면이 됐다.

                                                                                                                                                           [추혁준]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