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2014. 5. 8. 06:00

 

요즘 한창 TV에서는 내가 사랑한, 내가 경험한유럽시리즈가 인기다. 곱게 찍힌 유럽 구석구석의 사진이 등장할 때마다 나는 하던 일을 멈추고 화면에 빠져든다.

 

나의 유럽여행은 대학시절인 20009월 영국 히드로 공항에서 시작되었다. 배낭을 찾아 둘러메고 나니 어디로 가야할지, 내가 여기 왜 왔는지. 새로운 세상에 한 발 내딛기가 왜 그리 막막했는지 공항에서 한참을 허둥대다가 우연히 만난 한인민박주인을 따라간 것이 몇 달을 준비한 유럽배낭여행의 시작이었다.

 

그렇게 3개월을 여행한 후 다시 못 올 것 같던 유럽을 2009년에 다시 6개월여 여행하게 되었고, 이제는 여행사의 직원으로서 매번 새롭게 유럽을 만나고 있다.

 

유럽여행의 추억에 한참 빠져 있다가 나만의 유럽 베스트 컷 10을 꼽아보았다. 기억은 때로는 한 장의 사진으로 더욱 또렷해지는 법이다. 내 머리 속에 강렬한 한 컷으로 남아있는 추억들을 떠올려봤다. 여행 때마다 유럽에서 어디가 가장 좋았느냐?’는 손님들의 물음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이탈리아 베로나의 오페라 축제
: 고색창연한 옛 로마시대 원형극장에서 총총한 별밤 아래 펼쳐진 한여름 밤의 꿈같았던 오페라 축제.

 

북프랑스의 옹플뢰르 : 나무로 만들어진 교회, 작고 오래된 카페들, 화사한 원색으로 채색된 성냥갑 같은 건물 그리고 에릭사티의 집.

 

스페인 세비야의 플라멩코 : 신들린 듯한 여인의 눈빛과 열정적인 몸짓, 안토니오 반데라스 닮은 기타리스트의 연주에 빠져 세비야에 머무르는 내내 찾아다닌 플라멩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 간절히 원하면 무엇이든 얻게 되는 길. 45일간 900km를 걸으며 웃고 울었던 끈끈한 기억들.

 

터키 카파도키아의 밤 : 게스트하우스 일행들과 감행한 한밤의 외출. 밤하늘 가득한 별과 외계행성에 불시착한 지구인 같은 우리만이 존재했던 밤.

 

이탈리아 친퀘테레 : 해안가 절벽위에 아슬아슬하게 위치한 5개의 마을. 다음에는 꼭 방을 얻어 적어도 한 달은 푹 퍼져야겠다고 다짐한 곳.

 

아이슬란드의 블루라군 : 김이 모락모락 나는 우유빛깔의 온천을 홀린 듯 바라보다 정신을 차려보니 얼굴에 실리카머드를 잔뜩 바르고 온천에 몸을 담그고 있는 나를 발견한 곳.


 

 


이탈리아 시에나의 캄포광장
: 부채꼴 모양의 포근한 광장이 왜 그리 좋던지. 한낮의 햇살을 받아 따뜻해진 광장에 누워 자유로움을 만끽한 곳.

 

남프랑스 엑상프로방스의 플라타너스길 : 인솔자로서의 고민과 시름을 잠시 내려놓고 마냥 달리고 싶어지던 길.

 

그리스 델포이 : 깊은 계곡에 자리 잡은 작은 마을과 거대한 고대 유적지. 파르나소스 산에서 내려다보는 야외극장과 아폴론 신전은 최고의 경관.

                                                                                                                                                          [이은정]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