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4. 5. 28. 06:00

 

여행사에서 가장 싫어하는 것은 거대한 국제적인 이벤트다.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올림픽이나 월드컵은 최악이다. 브라질의 삼바 카니발 같은 유명한 지역 축제나 프랑스의 칸느 영화제, 유럽 각지에서 열리는 F1 그랑프리, 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등도 기피 대상이다.

 

여행자 입장에서는 여행 중 기대치 않았던 이벤트나 축제 행렬을 만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여행사 입장에선 난감한 상황에 처하기 십상이다. 모든 호텔이나 버스 비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아예 예약조차 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도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번에 다녀온 4월 이탈리아 여행도 걱정거리를 안고 시작됐다. 위에서 예를 든 거대한 이벤트는 아니지만 부활절 기간이 겹쳐 있었던 것이다. 더구나 이번 부활절은 기준이 다른 동방정교회마저 420일로 동일했다.

 

그래도 다행히 일찍부터 팀이 준비되어 호텔이나 레스토랑 예약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다만 이 시기에 유럽 전역에서 부활절 연휴가 시작되기 때문에 현지에서의 수많은 인파와 혹시 모를 방문지 입장 불가 등의 불안감을 떨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런 긴장감은 기우에 불과했다. 예상했던 것 보다 사람도 많지 않았고, 비 예보와 달리 이탈리아의 날씨도 여행하기에 아주 좋았다. 하다못해 많이 걱정했던 장거리 이동에서의 정체 구간도 없었다. 오히려 부활절 연휴 기간이었기에 가능한 진귀한 풍경과 체험을 할 수 있었으니, 인솔자나 여행자나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종려주일(부활절 1주전의 일요일)에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에서 만난 기념 행렬은 엄숙했고, 토스카나의 산 지미냐노에는 부활절을 맞이하여 올리브 나뭇가지로 거리를 장식해 놓아 무척 특이했다. 그리고 부활절 당일의 아말피 호텔에선 여행자들을 위한 부활절 초콜릿이 준비되어 있었고, 상점에선 부활절 의미를 담은 각종 토끼 모양의 기념품들이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다.

 

당초 걱정이 쑥스러울 정도로 이번 부활절은 이탈리아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영미]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