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4. 10. 1. 06:00

 

우리의 캐나디언 로키 여행 일정표를 보면 유별나게 많은 호수 이름들이 나온다. 인솔자인 나조차도 이거 로키 보러 가는 거야, 아님 호수 보러 가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여행을 마치고 나니 그럴만한 이유가 확실히 있었다.

 

로키 산맥 일정 첫날 방문한 재스퍼의 멀린 호수.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빙하호수라는 이곳에서 우리는 유람선을 탔다. 바로 캐나다 로키산맥을 대표하는 풍경인 스피릿 섬을 가기 위해서이다. 로키 산자락에 둘러싸인 거대한 호수 한가운데 떠 있는 스피릿 섬의 아름다운 풍경은 시작부터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다음날 재스퍼에서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를 따라 달려 도착한 페이토 호수. 이곳은 산 중턱의 전망대에서 내려다보게 되어 있는데 그 물색깔이 정말 환상적이었다. 흘러내려 온 빙하의 양에 따라 호수 색깔이 계절별로 달라진다는데 이날 본 옥색 물빛은 진해도 너무 진해 오히려 생경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판타스틱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로키의 호수들은 산자락 곳곳마다 있었다. 요호 국립공원의 에메랄드 호수는 이름처럼 짙은 에메랄드빛이었다. 그리고 그 위에 떠 있는 빨간 카누와 울창한 청록의 나무들, 호수에 연결된 목조 다리와 롯지가 어우러진 풍경은 묘사가 불가능한 선경이었다.

 

세계 10대 풍경이라는 루이스 호수야 워낙 유명하니 달리 설명할 필요도 없다. 호수 바로 옆의 레이크 루이스 호텔에서 묵은 덕에 다음날 오전 늦게까지 옥빛 호수와 빙하의 조화를 여유 있게 즐긴 것은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였다.

 

 

 

 

로키 일정의 마지막 호수는 모레인이었는데 이게 또 명물이었다. 열 개의 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 싼 청록빛의 모레인 호수는 나뿐만 아니라 일행 모두가 인정한 이번 여행 최고의 풍경이었다. 과연 캐나다 화폐에 등장할 만 했다.

 

물론 캐나디언 로키에서 호수만 본 것은 아니었다. 거대한 컬럼비아 빙하와 박력 넘치는 여러개의 폭포들, 그리고 곤돌라를 타고 오른 전망대들이 모두 로키의 대자연속으로 우리를 빠져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최고는 단연 호수였다. 풍덩 빠져 들고 싶게 만들었던 그 신비로운 빛깔의 호수야 말로 캐나디언 로키의 진짜 매력이었다. [추혁준]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