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2014. 10. 21. 06:00

 

여행 상담을 위해 글로 배운 나오시마로 휴가를 다녀왔다. 원래 목적은 언니와 함께 하는 힐링 여행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상품이 얼마나 알차게 구성되었는지, 그리고 내가 상담했던 내용이 적절한 것이었는지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다.

 

사실 개인적으론 나오시마보다 사누키 우동의 본고장이기에 가능한 우동 투어가 더 호기심이 갔다.

 

아기자기한 관광코스가 잘 마련되어 있는 일본답게 우동 버스를 타고 유명한 우동집들을 순례하는 프로그램인데, 우동 맛도 좋았거니와 일본인들과 뒤섞여 문화를 체험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해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 어쩔 수 없는 직업병에 현지 스태프에게 물어보니 한국인들이 많이 오는 날은 한국어로 설명도 해준다고 한다.




그리고 대망의 나오시마를 방문하는 날
, 사실 난 큰 기대가 없었다. 일단 예술이라는 단어가 붙으니 왠지 어려울 것 같았고, 또 그 예술을 이해하는 을 해야 할 것 같으니 오히려 부담감이 큰 장소였다. 하지만 내가 인솔로 나온 것도 아니니 그냥 그 자체를 즐겨보기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대만족이었다. 아니, 소름 돋을 정도로 좋았다. 왜 우리 상품에서 베네세 하우스 1박을 강조했는지도 충분히 이해가 갔다. 무엇보다 전문가도 아닌 내가 나오시마 아트 프로젝트가 특별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좋았던 건 아티스트 개개인의 일방적인 표현이 아니라, 섬 주민들도 함께 참여를 하여 전체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에
() 프로젝트의 경우, 입장권 겸 지도를 들고 총 6(7개지만, 그 중 하나인 진자의 경우 예약제로 운영됨)의 프로젝트를 직접 찾아다녀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마을 사람들에게 길도 물어보고 설명도 들으며 직접 교류하게끔 만들어져 있다. 어릴 적 보물찾기라도 하는 것처럼 재미도 있고, 실제로 보물과 같은 멋진 작품도 만날 수 있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나는 처음 목적과는 다른 결론을 가지고 돌아왔다. 우리의 나오시마 여행 프로그램을 조금 수정해 우동 투어와 온천이 추가된, 색다른 여행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이 프로그램은 이른바 자기주도여행으로 기획될 예정이다. 전용버스도 없고, 가이드도 안 둘 생각이다. 우리 인솔자가 약간의 길 안내와 최소한의 통역만을 제공할 것이다. 필요한 것은 손님들의 자유로운 여행의지와 튼튼한 다리뿐이다. 이런 점들이 일본 사람들과 함께 먹고, 함께 보고, 함께 웃으며 교류할 수 있는 장을 활짝 열어줄 것이라고 믿는다.

 

이 여행은 10명 정도의 소수인원으로 늦가을께 소박하게 시작될 예정이다.    [이영미]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