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경찬의 여행편지2014. 12. 1. 06:15

 

지난 10월은 내내 신입사원 채용에 온 신경을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3-4명을 뽑겠다는 공고에 예상보다 훨씬 많은 432명이 서류를 보내와 이를 꼼꼼히 검토하느라 며칠간 밤을 새워야 할 지경이었기 때문이다.

 

타 회사와는 달리 테마세이투어의 입사지원 서류에는 필히 제출해야 할 항목으로 여행에 관련된 자유양식의 수필이 있다. 이는 단순히 글 솜씨를 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글속에 숨겨진 지원자의 여행철학과 열정을 찾아내기 위함이다.

 

 

 

 

그런데 이들의 여행수필을 읽어 내리다가 몇 번이나 가슴에 뜨거움이 치밀어 올랐다. 글속에 감춰진 젊은 청춘들의 고뇌가 고스란히 전해져 왔기 때문이다. 글을 읽다보니 수십 년 전 무거운 배낭에 어깨를 짓눌린 채 절박한 심정으로 인도를 헤매던 내 모습이 퍼뜩 떠오르기도 했고, 거칠 것 없이 유럽대륙을 종횡무진 누비는 배낭족의 뒤안길에 깔린 막막함도 읽혔다.

 

최종적으로 22명에 대한 심층면접이 진행됐다. 당장 22명 모두를 채용한다고 해도 충분히 제몫을 해낼 친구들이었기에 면접이 진행될수록 고민은 깊어져만 갔다. 여행경력이나 어학실력 등은 이미 모두 갖춘 상태였고 여행에 대한 뜨거운 열정 또한 활활 타올랐기에 우리 고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문화적 마인드가 주된 평가기준이었다.

 

그 결과 최종 합격자 발표를 10분 앞두고도 이력서를 만지작거릴 정도로 고민을 거듭하다가 결국 예정인원보다 더 많은 5명의 신입사원을 새로 영입했다. 나머지 몇 명은 불합격자로 서류를 옮기면서도 미안하고 안타까운 심정이어서 진심으로 이 젊은이들의 미래가 환하게 열렸으면 좋겠다는 기원을 해보았다.

 

최종 선발된 5명의 이력서를 깔아놓고 보니 이번에는 입가에 미소가 절로 번졌다. 정말 멋진 친구들이다. 이 중에는 여행서적 베스트셀러 작가도 있고, KBS도전! 골든벨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골든벨을 울린 수재도 있다.

 

또한 중학교 때부터 우리 소식지를 빼놓지 않고 읽으며 테마세이투어에 입사할 꿈을 꿔왔던 내공 깊은 고수도 있다. 그런가 하면 작년 캐나다 오로라여행 때 우연히 만나 우리 일행들을 매료시켰던 검증된 친구도 있으며, 당차고 야무진 꿈을 간직한 똑순이도 있다. 책상 위에 펼쳐진 이력서들이 마치 테마세이투어의 겨드랑이에서 새롭게 솟아난 날개처럼 느껴졌다.

 

제 식구 자랑은 칠푼이나 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기존의 우리 테마가족에 이들이 더해짐으로써 마치 합체 로봇처럼 막강한 에너지가 발산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최종선발을 마무리 한 오늘, 하루 종일 나 혼자 싱글벙글 웃고 있는 이유다. [마경찬]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