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4. 12. 9. 06:00

 

끝날 것 같지 않았던 14일간의 그리스 · 에게해 인솔을 마치고 돌아온 뒤 후유증이 꽤 오래간다. 여행기간이 길기도 했거니와 보고 듣고 체험한 양이 꽤 상당했기 때문이다. 흡사 그리스 알리기의 최전방 투사 같았던 그리스 현지 가이드와 단단히 여행준비를 하고 온 학구파 손님들 덕분이다.

 

그리스 여행은 에게해의 섬 탐방부터 시작되었다. 캐리어를 끌고 커다란 배에 오르내리기를 여러 번, 섬 전체가 박물관인 딜로스에서 부터 하얀 풍차의 섬 미코노스, 화산섬 산토리니와 위대한 섬 크레타까지 섬 하나하나가 가진 무게감이 거의 한 나라를 여행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여행 8일째부터 섬 일주를 마치고 내륙 답사로 접어들어서도 신화와 역사 여행은 계속 되었다.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관문인 코린토스부터 트로이왕 아가멤논의 미케네 문명까지 숨 가쁜 답사가 이어졌다.

 

체력적으로는 쉽지 않았지만 정신적인 충만감은 빠르게 지나가는 하루하루가 너무 아쉬워 시간을 붙잡아 매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생각보다 많은 깨우침과 감동을 줬던 고대 올림피아 답사는 신나는 달리기로 큰 웃음과 재미를 더했고, 오동통한 허벅지가 인상적이었던 이오안니나의 개구리 반찬은 말 그대로 별미였다. 자그마한 시골 동네 메초보의 가족호텔에서는 모두 다함께 조르바춤을 추며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세계적인 절경으로 유명한 메테오라와 신탁의 델포이, 그리고 영화 300의 무대였던 테르모필레와 온천체험, 마지막까지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그리스 여행은 그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아테네로 돌아와 아크로폴리스의 야경이 멋진 디오니소스 카페에서 마지막 만찬을 즐기며, 그리고 마지막 날 수니온 곶까지 해안 드라이브를 즐기며 지난 14일간의 그리스 여정을 되짚어보았다. 눈부신 자연, 감탄의 연속이었던 문명, 액티브한 체험, 그리고 열정적인 가이드, 알찬 종합선물세트를 받은 것처럼 풍족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온 지금, 마치 첫 배낭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후처럼 눈빛이 반짝반짝해졌다. 그리스여행 전에 읽으리라 다짐했던 각종 그리스 서적들, 그리고 그리스 신화의 끝판왕이라는 헤시오도스의 신통기(Theogony, 神統記) 등을 뒤적거리는 밤이 계속되고 있다. 나의 그리스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은정]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