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5. 1. 29. 06:00

 

지난 6월 일본 나오시마에서 휴가를 보내고 출근하자마자 동료들에게 나오시마가 얼마나 좋은 여행지인지 자랑하기 바빴다. 그리고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가이드 없이 내가 인솔해서도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얘기도 했다.

 

이런 내 아이디어가 재밌을 것 같다고 한 번 맘껏 해보라며 적극 등 떠미신 사장님과 이사님 덕분에 나의 첫 여행상품 일본 가가와 현에서의 느린 여행이 탄생했다.

 

 

사실 회사에서 너무 적극적으로 지원해줘서 조금 당황스럽고 부담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여행사에서 가장 해보고 싶었던 상품 기획을 할 수 있어 정말 굉장히 신나게 일했다. 6월부터 생각한 상품이지만 가장 예쁜 시기인 단풍 시즌에 맞춰 일치감치 11월 말로 출발일을 정하고 준비에 들어갔다.

 

이 여행에서 제일 중시하고자 한 부분은 현지 문화 체험이었다. 그들과 함께 고급 료칸이 아닌 대중탕에서 온천도 하고, 우동도 만들며, 말이 통하지 않더라도 마음으로 전달되는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자기주도여행이라는 테마와, 가이드와 전용차량을 일부러 두지 않은 것도 모두 현지인들의 문화와 일상에 최대한 가깝게 가기 위함이었다.

 

 

드디어 홈페이지에 여행상품이 등록되고 모객을 시작했다. 혼자서 신나게 준비할 때는 그런 생각이 없었는데, 여행 출발이 확정되면서 점점 내가 너무 과감했던 건 아닌지, 우리 회사를 믿고 신청한 손님들의 신뢰와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 불안감이 커져갔다.

 

20141128. 내 여행 커리어에 있어서 기념될만한 날이었다. 불안감에 온갖 망상으로 긴장하고 있는 나와 달리 공항에서 만난 우리 손님들은 마치 오래전부터 이런 여행을 기다리셨다는 듯 모든 부분에서 준비된 분들이었다.

 

여행 진행은 다행스럽게 순조로웠다. 단풍시즌에 걸맞게 그 시기만 가능했던 리쓰린 공원의 야간 라이트업(LIGHT UP)도 아름다웠고, 조금 걱정스러웠던 나가노 우동학교에서도 발랄했던 일본 처녀들 덕분에 유쾌한 분위기에서 마칠 수 있었다.

 

 

또한 평소에는 공개되지 않는 고토히라 궁 가을 특별전(오쿠쇼인 공개)도 구경하며 700여 계단을 큰 힘 들이지 않고 올랐다. 그리고 모두가 기대했던 나오시마는 우리를 배신하지 않았고, 덤으로 가게 된 테시마에선 우리를 위해 정성스레 테시마 가정요리를 준비해준 히로코상의 따뜻한 마음씨와 배려가 그 어떤 고급 요리보다도 우리 일행을 감동케 했다.

 

워낙에 좋은 여행지이기 때문에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손님들이 만족하실 거라는 자신감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이 끝나고 무엇보다도 나를 기쁘게 한 건, 모두 꽃할배 꽃누나가 되어 조만간 가족과 함께 이곳을 다시 방문하시겠다는 우리 손님들의 자신 있는 한 마디였다. [이영미]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