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4. 12. 17. 06:00

 

나는 원래 자연을 보는 여행을 좋아한다. 아무 사전 배경 없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행사 일을 시작하고부터는 점점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마도 이런 변화의 시작은 2012년에 다녀온 인도네팔 출장에서 부터인 것 같다. 위대한 건축물과 찬란한 문화 유적이 남아 있는 인도를 둘러보았지만, 돌아와 생각나는 건 그 유명한 타지마할이 아니었다.

 

나에게 인도는 릭샤를 타고 달리며 본 바라나시에서의 혼돈의 현장과, 우리와 같은 외부인이 신기하기만 했던 어떤 마을의 아이들로 기억되고 있다. 이번에 다녀 온 미얀마도 그렇다.

 

 

 

이제 막 문을 열기 시작한 미얀마는 관광국가로서의 이미지는 아직 없다. 문화재 보호 의식도, 관광 기반도 사실 무척 열악하다. 하지만 여러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미얀마는 나도 모르게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곳이다. 그렇게 기억될 수 있는 건 이방인에게 친절하고 순박한 미소를 가진 미얀마인들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사가잉의 한 사원에서 만난 푸근한 인상의 아주머니도 그랬다. 나는 아주머니가 그늘 한구석에서 팔고 있는 음식이 궁금하기도 했고, 현지인들이 빙 둘러싼 모습을 사진에 담고 싶어 가까이에 서서 지켜봤다.

 

분명 내가 단순 호기심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알았을 텐데도 아주머니는 순박한 미소로 이방인을 맞이해 줬다. 그리고는 계속해서 자신이 돈 받고 팔아야 할 만두며, 샐러드며, 국수를 먹어보라고 내주기 시작했다. 소박하지만 자신이 가진 것을 함께 나누고 싶은, 귀엽다고까지 느껴지는 미얀마식 정()이었다.

 

 

그리고 양곤에서 순환 열차를 타면서 만난, 강아지를 안고 있던 미얀마 아이들은 나뿐만 아니라 우리 손님들에게도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었다. 그것이 그들과 함께 하는 내내 우리의 얼굴을 미소 짓게 했다.

 

어느 책속의 글귀처럼 마음에 드는 장소를 발견하고 그곳으로부터 위안을 받아 다시 그곳을 그리워할 수 있는바로 그런 곳이 미얀마였다. 무엇보다도 순박하고 아름다운 그들 덕분에 미얀마는 나에게 그리움의 장소가 되었다. [이영미]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