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5. 3. 12. 06:00

 

메콩강과 함께 떠내려가다.’ 테마세이투어의 라오스 여행 자료집에 있는 한 문장이다. 지난 1월 라오스 여행을 함께했던 한 손님이 정말 딱 맞는 표현이라며 내게 짚어주신 문장이기도 하다. 그럴 듯하게 멋을 내지 않은 글귀가 손님 마음에 가 닿은 이유는 라오스가 주는 느낌이 바로 그랬기 때문일 것이다.

 

라오스는 찬란한 문화유산으로 기세등등하지도, 화려한 절경으로 스스로를 뽐내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1월의 라오스는 여행자들로 제법 붐볐다.

 

 

 

 

 

 

 

대체 무엇을 보기 위해 여행자들은 라오스로 향하는 걸까. 얼마 전 나만의 시간 없는 한국, 나만의 인생도 없다라는 신문 기사를 읽고 궁금증이 풀렸다. 우리나라 성인이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쓰는 시간은 하루 55분에 불과하다는 내용이었다. 자신만을 위한 시간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Me-Time’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다른 사람을 위해 늘 해야 할 일이 넘치는 현대인들이 라오스, 그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가 있는 나라에 매혹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라오스 북쪽 훼이싸이부터 루앙프라방을 잇는 12일간의 메콩강 보트 탐방은 이런 면에서 제격이었다. 여행 출발 전엔 한없이 강을 떠내려가는 것이 어쩌면 손님들께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됐다. 하지만 막상 일정을 끝내고 나니 이제 배는 더 안타는 거냐며 아쉬워하신 분들도 계셨다.

 

 

 

 

 

 

강을 떠내려가다 소수민족마을에 들르면 강변에 정박하는 배를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는 아이들이 가장 먼저 반겨주었다. 마을에서 그나마 형편이 나아 보이는 집 마루에 놓여있는 옛날식 텔레비전은 옹기종기 문간에 걸터앉은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고 있었다. 빨랫줄에 널린 옷가지들에는 아직도 때가 지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그곳 사람들의 웃음소리는 우리의 새하얀 빨랫감보다 밝았다.

 

세상 이런 곳에 와서 별을 보며 걷고 있다는 것이 꿈만 같던 팍뱅에서의 밤 산책, 손님들과 배안에서 웃음꽃을 피우며 이야기 나누던 시간,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그대로 흐를 것만 같은 메콩강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었던 순간, 이 모든 것들이 사람들이 그토록 원하는 나만의 시간이었다.

 

긴 구정연휴라고 좋아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 버리고 다시 바쁜 일상으로 돌아온 월요일 출근길, 그 때의 Me-Time, 메콩강-Time이 더 그립다. [박미나]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