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2015. 2. 3. 06:00

 

전북 부안에서 12일 동안 워크샵이 있었다. 입사한 지 딱 5주차에 가게 된 워크샵인지라 설렘보다는 긴장이 더 큰 게 사실이었다.

 

 장소가 변산반도로 정해짐과 동시에 우리 신입사원 5명은 각기 다른 임무를 맡게 되었다. 고인돌 유적지, 내소사, 곰소 염전 등의 관광지를 가이드가 되어 설명을 하는 것이 주 임무였고, 특별히 나한테는 여행지에 걸 맞는 식당을 책임지고 찾아놓으라는 막중한 지시가 내려왔다.

 

 

 

 

평소 세상의 모든 맛있는 것을 찾아서 먹겠다는 원대한(?) 꿈을 갖고 있는 나지만 까마득한 선배님들, 동기들의 입맛과 부안의 지역성까지 따지며 식사를 찾다보니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이었다. 이 음식이 과연 입에 맞을까, 이 음식은 서울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는데 굳이 먹으러 가야 할까, 이 음식은 너무 비싸지 않을까.

 

사장님께서 시원하게 던져주신 재량권은 초보 여행사 직원에게는 아직 무거운 것이었는지,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자신함에도 불구하고 현지 식당에 가서는 밥을 먹는 내내 좌불안석이었다. 양은 적당한지, 너무 맵거나 짜진 않은지, 맛이 없어서 남긴 건 아닌지 온갖 생각이 들며 눈치만 봤던 것이었다.

 

한 달 넘게 인연을 맺은 익숙한 사람들의 입으로 들어가는 밥이 이렇게 신경 쓰이는데, 인솔자로 나가 손님들의 식사를 지켜볼 때는 얼마나 가슴이 콩닥콩닥할까. 단 두 끼를 책임져봤지만 그것을 준비하며 느꼈던 걱정과 현지 식사시간의 불안감이 앞으로 나가게 될 출장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하니 눈앞이 깜깜해졌다.

 

 

 

 

워크샵에서 돌아오는 버스에서도 계속 생각에 잠겼다. 웬만한 음식이라면 다 맛있게 먹는 관대한 입맛을 갖고 있는 내가 과연 테마세이투어의 손님들에게 행복한 식사시간을 선물할 수 있을지, 드시면서도 역시 테마세이투어구나!’ 라는 감동을 드릴 수 있을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러나 내가 내린 결론은 의외로 단순했다. 진심을 다해 준비하면 된다는 것이다. 면접과정에서부터 강조되던 테마세이투어의 진솔함을 가지고 여행을 준비하고, 인솔을 나간다면 결국 행복한 여행을 만들어 드리고 싶다는 나의 진심이 통할 것이라 믿는다.

 

친절하고 따뜻한 테마세이투어의 직원들은 이번 워크샵에서 내가 준비한 식사를 드시고 수고했다고, 잘 먹었다고 기운을 북돋아주었다. 그 때 느낀 보람과 뿌듯함을 인솔자로서 다시 한 번 느껴 볼 수 있을 첫 출장이 기다려진다. [임윤진]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