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5. 4. 3. 06:00

 

작년, 라오스를 배낭여행 했을 때 후회했던 것이 있다. 고마운 사람들과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충분히 준비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출장으로 미얀마를 가게 되면서는 이런저런 궁리를 하며 선물을 준비해 보았다. 물론 일로 가는 것이지만 그런 기회가 생겼을 때 마땅히 줄 것이 없어 동동거리고 싶지 않았다.

 

선물의 전제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 중에서였다. 한때 내게는 소중했지만 더 이상 필요 없는 것들이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할 때 기분 좋았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가져간 선물 중 가장 반응이 좋았던 세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1: 팔찌

 

머릿속으로 상상하던 모습과는 달리, 나하고는 어울리지 않는 액세서리들이 꽤 있었다. 낚싯줄로 엮은 팔찌 같은 것들이다. 그러나 미얀마에서 이 팔찌는 연령대에 상관없이 가장 반응이 좋았다. 본인이나 불상에게 채워주면 주변 사람들까지 모여들어 모두가 기뻐했다.

 

2: 주사위

 

의외였다. 초등학교 이후 서랍 속에 쭉 잠들어 있던 이 플라스틱 육면체가 이런 반응을 불러일으킬 줄이야. 엽서를 팔러 온 아이에게 선물로 주었는데 다른 친구들까지 몰려와 자기들도 달라고 아우성이었다.

 

3: 스티커

 

초등학교 때 스티커 모으는 것이 유행이었다. 지금은 애물단지가 된 이 스티커들을 가져가 보았다. 그런데 이게 미얀마에서는 히트작이 되었다. 게다가 스티커는 아이의 몸에 붙여주며 살을 맞대고 놀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미얀마는 요즘 국가 전체가 변화의 과도기에 있다는 느낌이다. 무엇보다 경제개발과 쏟아져 들어오는 여행자들 탓이겠지만 순수했던 선의가 점차 돈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듯한 모습이 얼핏 얼핏 보여 안타까웠다.

 

물론 사회가, 환경이 변하면 사람도 따라 변하는 게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미얀마만큼은 원 달러 원 달러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지금처럼 코리아 캔디 맛있어요.’ 정도에서 멈추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든다.

 

그래서 돈 보다는, 마음을 전할 수도 있고 함께 놀 수도 있는 선물을 추천하고 싶다. [구지회]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