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5. 7. 3. 06:00

 

우리 직원들끼리 모여 있을 때 간혹 여행에 있어서 날씨와 일행 중 더 중요한 것은?’ 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결론은 없다. 늘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양쪽 모두 좋은 여행을 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독일은 날씨가 안 좋기로 유명한 대표적인 나라다. 몇 년 전 배낭여행으로 독일을 처음 방문했을 때 내가 받은 첫 인상도 어둡고 습하다는 거였다.

 

공항에는 안개가 짙게 깔려 있었고, 나무가 빽빽하다 못해 검은 숲 옆을 공항버스는 한참 달려갔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아침 햇살 속에 깨고 싶어 창문 블라인드를 열고 잤는데, 아침부터 어두운 안개가 깔려 있는 것을 보고 차라리 독일 날씨에 대한 나의 편견이 들어맞아서 신이 나기까지 했다.

 

 

 

 

 

 

그러니 이번 독일 출장을 앞두고 날씨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독일의 최고봉인 추크슈피체를 찍은 선배님의 출장 사진을 보고 더욱 그렇게 되었다. 한여름의 사진이 눈보라 때문에 흡사 흑백처럼 찍혀 있었던 것이다. 선배님은 이런 일이 생기면 그저 인솔자의 부덕함 때문임을 알라는 무시무시한 조언까지 덧붙이셨다.

 

독일은 아니나 다를까 흐리고 비 오는 날이 다반사였다. 비뿐만이 아니라 7살 때 이후로 처음 우박도 맞아봤다. 일정이 지나면서 일행들은 드레스가 아니라 우비 패션을 자랑하게 되었고 예쁜 장화를 신은 일행은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그래서 우리의 여행이 우울했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오히려 행복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일행의 긍정적인 마음가짐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우리 일행은 날씨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거나 불안해하기보다는 눈앞의 꽃이나 호수에 감동했다. 그리고 오히려 이런 마음가짐 때문에 가장 걱정이던 추크슈피체에서 날씨가 맑았을 때에는 배로 기뻐서 눈밭을 뛰어다니곤 했다. 피사체(손님들)가 하도 통통 뛰어다녀서(?) 우그러진 사진들이 있을 정도로 말이다.

 

날씨가 항상 환상적이라면 더없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나는 이번 여행을 통해 결론 내렸다. 날씨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일행들이라고. [구지회]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