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상식2015. 9. 7. 06:00

 

 

와인은 유통기한이 있을까요? 없을까요?”

 

지난 6월 그루지야(조지아) 구루자니의 한 농가식당. 와인에 얼큰하게 취한 우리 일행들에게 와인 전문가이기도 한 박종완 가이드가 던진 질문이다.

 

이제 막 국경을 넘어 와인의 나라 그루지야로 들어왔고, 첫 식사를 바비큐와 더불어 농가에서 직접 담근 와인까지 맛봤으니 가이드의 설명은 와인으로 이어지는 게 수순이었다.

 

하지만 이 질문이 있기 전까지는 와인의 유통기한에 대해 딱히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갑작스런 질문에 나를 비롯한 우리 일행 대부분은 그저 오래되면 좋은 와인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유통기한이 있다고 하기도, 없다고 하기도 어렵다. 와인병을 아무리 살펴봐도 맥주나 막걸리처럼 유통기한은 찾을 수 없다. 그저 와인이 이 병에 언제 담겼는지를 표시해놓은 병입날짜 정도만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 수입된 와인에는 이 병입날짜조차 표시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 유통기한이 없으니 오래두고 먹어도 괜찮다는 뜻이다. 하지만 여기서 보관만 잘하면이라는 조건이 붙는다.

 

와인은 아주 예민한 녀석이다. 햇빛이든 전등이든 빛을 싫어하고, 습기나 온도, 냄새, 진동에도 민감하다. 따라서 습하고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을 보내야하는 우리나라의 일반 가정집에서는 제대로 보관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와인 셀러가 있다면 모를까. 따라서 시중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적인 와인은 일반적으로 3년 이내에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물론 고가의 좋은 빈티지 와인은 10년이 넘어도 맛에 큰 변화가 없단다.

 

그럼, 몇 십 년 또는 백년 이상 된 와인이 간혹 고가에 경매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왜 그럴까? 이는 희귀성 때문이지 결코 술맛이 더 좋아져서가 아니라고 한다.

 

장식장에 진열된 와인들, 오늘 한번 병입날짜를 확인하고 친구들을 불러 와인파티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서경미]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