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상식2015. 11. 4. 03:08

 

출장 중 가장 호사스러운 시간을 꼽으라면 나에게 그것은 느긋한 아침식사이다. 일상에서의 나는 아침밥을 포기하며 산 지 오래지만 여행지라면 상황이 다르다.

 

여행의 하루를 여는 공식적인 의식과도 같은 아침 식사 시간동안 나는 커피 한 잔으로 정신을 깨우고, 오늘 하루에 대한 계획도 세운다. 무엇보다 종횡무진 뛰어야 할 투어리더에게 든든한 아침식사는 필수 중의 필수다.

 

이렇게 중요한 아침식사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단연 달걀 요리이다. 조식당의 달걀요리코너 앞에 섰을 때 달걀은 어떻게 해드릴까요?”하고 물어오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투 써니 사이드업, 플리즈!” 달걀요리를 즐기는 방법이야 천차만별이겠지만, 나의 취향은 써니 싸이드업. 흰자는 바싹 익히고, 노른자는 탱글탱글하게 솟아오른 두 개의 달걀 프라이. 동그란 노른자를 톡-하고 깨뜨려 빵을 찍어먹는 즐거움이란!

 

 

 

 

 

 

그래서 나는 아침 식당에 들어서면 달걀 요리를 해주는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를 가장 먼저 확인하곤 한다. 그동안엔 이것이 나에게만 중요한 문제인 줄 알았는데, 이번 크로아티아 출장에서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침식사는 호텔마다 그 가짓수와 상태가 조금씩 다르기 마련인데, 우리가 머물렀던 호텔 중 한곳이 계란 요리라고는 삶은 달걀 한 종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때 한 손님의 눈빛에서 읽힌 안타까움과 슬픔의 표정이라니!! 나 역시 손님과 함께 깊은 탄식을 내뱉는 도리밖에.

 

그러니, 세상의 모든 호텔들이여. 여행자의 기쁨과 굿모닝을 위해 달걀 요리의 다양함에 힘써 주시기를!

 

말 나온 김에 달걀 요리 용어를 다시 한 번 정리해봤다.

 

Boiled egg 삶은 달걀

Porched egg(coddled egg) 수란. 뜨거운 물에 달걀을 깨서 넣고 반쯤 익히게 만든 요리

Omelet 흰자와 노른자를 섞은 후 프라이를 하면서 베이컨, 햄 등 각종 재료를 넣고 만드는 요리

Scrambled 달걀물을 달군 팬에 붓고 익는 대로 잘 휘저으며 익힌 프라이

Fried egg 프라이 방식에 따라 아래와 같이 나뉜다.

Sunny side up 달걀을 뒤집지 않고 한쪽만 살짝 익힌 프라이

Over easy 노른자는 터지지 않게 양쪽의 흰자만 살짝 익힌 프라이

Over medium 노른자를 반숙 정도로 익힌 프라이

Over hard 노른자까지 완전히 익힌 프라이 [고은초]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