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상식2016. 9. 8. 01:48

 

 

유럽의 레스토랑은 아시아와 비교해 서빙이 참 느리다. 손님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웨이터의 동선을 따라 다니다 보면 구조적으로 느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해된다.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와 다르게 여러 요리를 한 상에 놓고 먹지 않는 데에 있다. 이 차이만으로도 기본적으로 소비되는 시간이 생긴다.

 

일단, A라는 음식을 다 치운 후에야 B라는 음식을 차리므로, 웨이터들은 손님 중 식사속도가 가장 느린 사람이 A를 다 먹을 때까지 기다린다. 치우고 다시 차리는 데에도 물론 시간이 소요된다. 당연히 코스가 더해질수록 이런 소요 시간은 배가 된다.



 




레스토랑이 분업 시스템이고
, 그 업무 영역이 명확하다는 것도 또 다른 원인이다. 서빙, 계산 의 역할은 나뉘어 있으며 내가 부탁을 할 수 있는 사람은 1~2명의 내 담당 웨이터뿐이다. 우리 생각에는 웨이터와 인솔자가 주문을 나누어 받으면 더 빠를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주방에 주문을 넣을 수 있는 사람은 담당 웨이터뿐이기 때문에 걸리는 시간은 똑같다.

 

좀 한가한 다른 테이블 담당 웨이터가 일을 거들어 주면 좋으련만 유럽에선 이를 일종의 영역침범이라 여기기 때문에 결코 이런 일은 생기지 않는다.

 

유럽의 레스토랑에선 웨이터 외의 사람이 다른 테이블이나 카운터에서 포크나 나이프를 집어 와서는 안 되는 게 불문율이다. 이는 바쁜 웨이터를 도와주는 고마운 행동이 아니라 웨이터의 일을 방해하는 무척 무례한 행동으로 받아들여진다.

 

빠른 식사 진행을 위해 어떤 때는 인솔자가 애교를 부려가며 부탁을 반복해 보지만 이럴 때마다 유럽의 웨이터들은 네가 순리를 거스르는 부탁을 하고 있지만 최선을 다해 보겠다.’며 무척 불편한 미소를 보내오곤 한다.

 

사실 패키지 전문 식당이나 한식당을 가면 서빙이 꽤 빠르다. 그래서 우리도 공연이나 이동 때문에 식사를 서둘러해야할 경우 아주 간혹 이런 식당을 이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각 나라의 식문화 역시 우리가 누려야할 아주 소중한 여행의 가치이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현지식을 먹어야 한다는 게 우리 여행사의 고집이다.

 

어차피 우리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유럽에서의 식사, 보다 여유를 갖고 레스토랑의 격조 높은 인테리어와 그림 같은 플레이팅, 생소한 맛의 조화와 웨이터들의 격조 있는 매너들을 즐겨 주시길. [구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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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