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5. 9. 22. 00:46

 

아일랜드의 날씨 예측은 불가능한 영역이란 게 이미 상식이다. 그래서 오늘의 날씨는 맑다가, 비가 오다가, 흐리다가, 바람이 몰아치다가, 다시 맑아집니다.”라는 말도 안 되는 일기예보가 가능한 나라가 아일랜드라고 했다.

 

 덕분에 내 여행가방 안에는 반팔부터 긴소매 니트, 우비, 바람막이, 심지어 얇은 패딩까지 마치 일 년 여행을 떠나듯 다양한 옷이 들어앉게 되었다.

 

 

 

 

 

 

 

실제로 아일랜드는 우리 일행에게 다양한 날씨를 선사했다. 햇살이 눈부시게 반짝이기도 했고, 몸이 날아갈 듯 바람이 몰아치기도 했고, 폭우가 쏟아지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뚝 그치기도 했으며, 너무 아름다워 눈물이 날 것 같았던 쌍무지개를 보여주기도 했다.

 

변화무쌍한 날씨 가운데 변함없던 것이 있다면, 그 모든 자연의 변화가 유쾌상쾌하더라는 것이다.

 

 해가 나면 광활한 하늘 가득 펼쳐진 뭉게구름이 근사했고, 비가 내릴 때면 초록의 아일랜드가 더 빛이 났다. 그리고 우리 일행들은 아일랜드다운 날씨를 마음껏 누리고 즐겼다. 어쩌면 그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풍경이야말로 아일랜드 여행의 매력이자 관전 포인트라는 생각도 든다.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는 우리의 영혼에 유익을 줄 수 있는 감정들을 느끼기 위해서 풍경 속을 돌아다녀보라고 권했다. 워즈워스가 아일랜드를 방문했었다면 그래, 바로 이런 곳 말이야!”라고 외쳤을 것만 같다.

 

 

 

 

 

 

광대한 하늘과 바다, 초록빛 평원과 호수, 이끼로 가득한 숲길, 비바람 치는 날의 엄숙한 색조, 거친 들판 위의 들풀과 야생화, 세상 한쪽 끝에 서 있는 괴암절벽 등. 아일랜드는 인간의 자랑이 드러나는 건축물 대신 날것 그대로의 걸작을 만나는 여행이고, 그래서 더욱 자유로워지는 여행인지도 모른다.

 

올해는 아일랜드 상품이 마감되었지만, 내년 여름 피서지를 추천해달라면 나는 단연코 아일랜드라 말씀드리겠다. 아일랜드는 아직 우리나라엔 낯선 여행지이지만 아! 그 일주의 매력이란! 소박하면서도 장엄하고, 푸르면서도 황량하고, 비바람이 몰아치면서도 빛이 나는 매력의 나라로 어서 안내하고 싶다. [고은초]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