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5. 9. 30. 06:00

 

8월 독일일주의 인솔을 맡게 된 그 순간, 마음속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맥주 천국인 독일에 간다는 기쁨과, 반면에 맥주를 구경만 하고 와야 한다는 슬픔(?)때문이었다.

 

나는 퇴근 후 집에서 마시는 맥주 한 잔에서 달콤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다. 그리고 맛있다는 수제 맥주 집들을 직접 찾아다니는 취미를 가진, 맥주 마니아다. 때문에 독일출장에 앞서 가장 먼저 공부한 것도 맥주에 관한 거였다.

 

 

 

 

 

 

 

사실 독일은 맥주 생산량으로도, 소비량으로도 세계 1위는 아니다. 소비량으로는 체코 다음이고, 생산량으로는 중국, 미국, 브라질에 이어 4위이다. 하지만 맥주라 하면 독일이 떠오를 정도이고, 독일 맥주가 맛있다는 것에는 거의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독일도 처음부터 맛있는 맥주를 만든 것은 아니다.

 

과거 독일에선 수많은 맥주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제조되고 있었다. 하지만 독초까지 들어가는 등 엉터리 재료가 쓰이자, 1516, 독일 바이에른의 영주였던 빌헬름 4세가 맥주 순수령을 내리게 된다. 이 령은 , , 보리만 맥주의 원료로 허용한다는 것인데 후에는 효모가 추가되었다. 이런 기준이 된 맥주가 당시 최고로 꼽히던 필젠에서 만든 맥주인데 이게 오늘날의 필스너다.

 

이러한 독일 맥주의 현 모습과 위상은 뮌헨의 호프브로이 하우스에서 엿볼 수 있었다. 이곳은 과거 바이에른 왕실에 맥주를 납품하던 왕실 양조장으로 현재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맥주 집의 대명사다. 동시 수용인원 만도 3~4천명인 엄청난 규모의 비어홀은 단순 맥주 집을 넘어 관광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맥주 마니아들에게는 가히 성지라고 할 수 있다.

 

 

 

 

 

 

사진으로 미리 보고 갔지만 실내로 들어서자 상상을 초월한 크기와 시끌벅적함에 입이 떡하니 벌어졌다. 높은 천장에는 화려한 천장화가 가득 그려져 있었고, 홀에는 사람들이 빼곡하게 들어앉아 있었다. 3kg이나 된다는 두꺼운 1L 맥주잔을 들고 신나게 건배하는 사람들 사이로 종업원들이 그 무거운 잔들을 가득 들고 바쁘게 걸어 다니고 있었다.

 

이미 실내는 축제 분위기였다. 아마 독일의 유명한 맥주축제인 옥토버페스트의 풍경이 이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손님들도 나도 그 유쾌한 분위기에 흠뻑 취할 수 있었다.

 

무더운 여름밤에 맥주에 대해 쓰다 보니 자연스레 맥주가 당긴다. 아무래도 이번 주말은 독일맥주를 테마 삼아 맥주 집들을 순회하며 독일여행을 추억해봐야겠다. 언젠가 옥토버페스트에 참가하여 맥주 맛을 보기 전까지 독일은 앞으로도 행복하지만 괴로운(?) 출장지가 되리라. [방수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