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5. 10. 26. 06:00

 

얼마 전 스페인에서 우리 일행을 태운 버스가 코르도바에서 그라나다로 향해 가고 있었다. 그 때 가이드가 자 여기서부터는 올리브의 길입니다.’라고 알렸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후 내 시야는 도로 양옆으로 펼쳐진 올리브 나무로 꽉 찼다.

 

국내에서 올리브 오일을 판매하는 한 회사의 상품명이 안달루시아 올리브 오일이라는 것만 봐도 안달루시아와 올리브는 떼놓을 수 없는 사이인가보다. 그래서인지 이번 스페인 여행에서 식사를 할 때면, 유독 테이블 위에 올리브 오일이 잘 있는지를 확인하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대개 올리브 오일하면 이탈리아를 떠올린다. 피자, 파스타 등 올리브 오일이 빠지지 않는 이탈리아 음식에 우리가 매우 친숙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스페인 여행을 하다 보니 궁금해졌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을 생산하는 스페인과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이탈리아 올리브 오일은 대체 어떻게 다르고 어떤 것이 더 맛있는 걸까?

 

올리브 오일은 와인만큼이나 예민한 녀석이어서 어떤 지역, 어떤 기후에서 자라는지와, 어떤 방법으로 생산했는지 등의 요소에 따라 그 맛과 향이 다양해진단다. 스페인의 올리브 오일은 금빛의 노란색을 띄는 경우가 많고, 이탈리아의 올리브 오일은 그보다는 좀 더 진한 어두운 녹색을 띄는 것이 많다. 맛에서는 전자가 과일과 견과의 맛이 난다면, 후자는 풀잎 그대로의 맛이 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런 차이를 구별하는 건 쉽지 않다. 어느 나라에서 생산하든 대개는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에서 온 올리브들이 함께 섞여 오일로 만들어지고 판매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탈리아산의 경우 스페인, 그리스 등에서 들어온 것을 이탈리아에서 포장할 때 라벨만 그렇게 붙인 것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탈리아는 올리브 오일 소비량이 생산량보다 훨씬 많아 유럽 각지에서 수입해 오기 때문.

 

이쯤 되니 어느 나라 올리브 오일이 맛있는지를 따지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버스 창밖으로 안달루시아의 올리브 나무들을 보며 들었던 내 생각은 분명했다. 여행을 함께한다는 감사한 인연으로 만난 사람들과 같이 즐긴 올리브 오일이 단연 최고라는 것이다. 음식은 맛 반, 분위기 반아니겠는가.

 

 그래서 적어도 이번만큼은 안달루시아에서 빵에 찍어 먹었던 그 행복한 올리브 오일 맛이 나에게는 세계 최고였다. [박미나]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