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6. 3. 24. 08:00

 

 

지난 1월 다녀온 캐나다 눈꽃열차와 오로라 여행인솔은 여타 상품들과는 여러 가지로 다른 여행이었다.

 

우선 이 여행을 오시는 분들의 목적은 대부분 오로라, 단 하나였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관심은 자연히 오로라를 볼 수 있을 것인가에 모아졌다. 오죽하면 일정 안에 못 보면 한국에 안 돌아가고 혼자 남아서라도 오로라를 꼭 보겠다고 농반진반으로 말씀하시는 분이 있을 정도였다.

 

 

 

 

 

 

 

우리가 향한 오로라 관측 장소는 옐로나이프이다. 오로라를 보기 위한 3가지 조건은 우선 밤이 길어야 하고, 날씨가 맑아야 하며 자기장의 활동이 강해야 한다. 극지방에 있는 옐로나이프는 이 3가지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문제는 날씨였다. 여행 출발 전 일기 예보가 좋지 않았다. 자기장의 활동 예보 역시 긍정적인 상황이 아니었다.

 

인솔자인 나로선 여행 내내 이게 걱정이었다. 만약에 오로라를 못 보게 된다면? 3일 머물면 오로라를 볼 수 있는 확률이 95%라는, 미국 NASA가 인정한 최고의 오로라 관측 장소에서 나와 우리 일행이 지지리도 운이 없는 5%에 속한다는 건 정말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하루 일정을 마치고 매일 밤마다 별로 달라지지도 않는 예보만 거듭 확인하는 것뿐이었다.

 

오로라 관측 1일 차, 역시 예보대로 잔뜩 낀 구름과 약한 자기장 활동으로 인해 오로라를 볼 수 없었다. 2일 차에도 정규 관측시간에는 오로라를 볼 수가 없었다. 이대로는 돌아가기 아쉬워 일행 모두가 새벽 2시반까지 관측시간 연장에 동참하였다.

 

 

 

 

 

 

이렇게 힘겹게 연장전에 돌입하고 나서야 드디어 그분이 오셨다. 그것도 긴 기다림에 대한 보답이라도 하려는 듯 오로라 세기를 나타내는 5단계 중 두 번째로 강한 4단계로 말이다. 온 몸이 찌릿한 순간이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사진에서 보던 만큼 오로라 색깔이 진하지 않아 살짝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온 하늘이 흔들리듯 너울대는 오로라는 나는 물론 손님들의 넋을 빼놓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이때 비로소 알게 되었다. 오로라의 감동은 오로라 현상 자체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건 이 추운 겨울, 이 머나먼 나라까지 와서 밤을 지새우며 오로라 단 하나만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의 인내심과 간절함과 초조함에 대한 결실 같은 것이었다.

 

결국 우리는 다음 날에도 보게 되면서, 언제 못 볼 걱정을 했냐라는 듯이 3일 중 2번이나 오로라를 보게 되는 행운의 여행팀이 되었다. [추혁준]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