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6. 4. 4. 08:00

 

 

다소 이상해 보이는 이 질문에 대한 주인공이 실제로 존재한다. 바로 스페인이 낳은 위대한 천재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이다. 흔히 바르셀로나=가우디라고 말할 정도로 그의 건축물은 전 세계 사람들이 바르셀로나를 찾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다.

 

어린 시절 병약했던 가우디는 주로 자연을 관찰하며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 영향으로 자연을 스승으로 삼은 그는 건축물에도 이를 고스란히 담고자 했다. 그의 작품은 당대에는 전례를 찾는 게 불가능만큼 독특했다. 그래서 가우디는 천재로 평가받는 한편 미치광이라는 소리도 들어야했다. 하지만 지금 그의 작품은 7개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건축계에선 독보적인 존재다.

 

 

 

 

 

 

 

흥미롭게도 이런 가우디를 가톨릭 성인으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아직 사망한지 100년도 안된 비교적 현대의 사람을, 그것도 건축가를 성인으로 추대하려는 이 이색적인 운동을 의외로 바티칸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가우디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평생 독신이었으며, 검소한 삶을 산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거의 평생을 성가족 성당을 짓는 데 쏟아 부었을 정도로 순수한 삶을 살았다고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성인으로 추대받기 위해 그가 부족한 조건이 하나 있으니, 바로 기적을 행하거나 경험하지 못한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우디는 정확하게 시기가 잡히지 않았을 뿐, 순조롭게 성인이 될 과정을 밟아 가고 있다고 한다. 만약 정말 그가 성인이 된다면 예술의 성인으로 추대될 예정이라고도 했다.

 

 

 

 

 

 

지난 1월 스페인&포르투갈 출장 중에 만난 성가족성당은 역시나 자연을 표현하고자 했던 가우디의 의도와 함께 그의 순수함, 열정, 헌신을 고스란히 읽을 수 있었다. 성당의 외관은 도시 한가운데 심긴 거대한 나무군 같았고, 내부는 섬세한 나무 가지 모양의 기둥들이 하늘높이 뻗어 마치 울창한 숲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웅장한 내부를 멍하니 구경하다보니 한순간 햇빛 한줄기가 스테인드글라스를 때린다. 그리고는 갑자기 난데없이 성당 안에서 빛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창의 모양을 꼭 닮은 꽃무늬가 벽에 그림처럼 그려지고, 황홀한 무지갯빛이 가득 떠올랐다. 사진으로는 절반도 담을 수 없었던 그 감동스러운 모습에 놀라움과 경이로움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덕분에 그간 잊고 있던 말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가우디는 생전에 기적을 행하거나 경험하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낳은 이 위대한 작품들이 수많은 사람들을 이곳으로 이끌었으니 그게 바로 기적이 아닐까요?’ [방수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