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6. 6. 7. 07:00

 

 

이제 공기가 맑고 깨끗한 날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어쩌다 하루 있는 아주 감사한 날이 되었다. 미세먼지가 나쁨수준을 보이는 날들이 하루, 이틀이 아니라 거의 매일 같다보니 외출을 자제할 수도 없다.

 

해외여행을 다니다 보면 이것저것 한국으로 가져오고 싶은 물건들이 있다.

 

이탈리아의 맛있는 커피와 젤라또도 사오고 싶고, 스페인의 신선한 올리브 오일과 하몽도 가져오고 싶다. 동남아 여행 때면 원 없이 먹는 저렴하고 맛좋은 열대과일도 가져오고 싶고, 각 나라마다 벼룩시장에서 파는 그 나라의 특색이 담긴 수공예품들도 사오고 싶다.

 

 

 

 

 

그런데 나는 지금 그 어떤 것보다도 가장 절실히 우리나라로 가지고 오고 싶은 물건(?)이 하나 있다. 바로 작년에 아이슬란드의 한 상점에서 인상 깊게 본 공기 캔이다.

 

말 그대로 아이슬란드의 깨끗한 공기를 담은 캔인데, 실제로 판매한다. ‘Fresh Icelandic mountain air’라고 당당히 적힌 하늘색 캔은 보기만 해도 청량감을 주는 것 같다.

 

꽁치통조림 만한 캔에 담겨있는 공기를 한번 마신다고 실제 무슨 효과가 있겠냐마는, 과학적으로 따지기보다는 자국 공기의 깨끗함을 당당히 자랑할 수 있고 심지어 값을 매겨 판매할 수 있다는 그 사실 자체가 참 부러울 따름이다.

 

관련 자료를 찾다보니 캐나다의 한 기업 또한 밴프의 깨끗한 공기를 캔에 담아 중국에 판매했는데 사업가능성을 보기 위해 판매한 첫 물량 500캔이 2주 만에 품절됐다고 한다.

 

우리는 깨끗한 공기도 사서 마셔야 한다는 게 더 이상 농담으로만 들리지 않는 시대에 벌써 살고 있다.

 

원래도 여행을 늘 꿈꾸지만, 서울의 공기가 이렇게 탁한 요즘은 어디든 떠날 날이 더욱 기다려진다. 깨끗한 공기를 원 없이 들이마시는 것, 여행을 가고 싶은 이유가 하나 더 추가됐다. [박미나]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