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2016. 7. 25. 06:30

 

 

중국 청해성과 내몽고 여행은 매년 여름, 7월 딱 한 달만 모객 가능한 상품이다. 7월에 만개하는 청해성 고지대의 유채밭을 감상하고, 중국판 내셔널지오그래픽인 '중국국가지리'가 선정한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막 1바단지린의 사구를 지프차로 거침없이 달리기 위함이다.

 

하지만 아름다운 유채가 하이라이트가 되리라는 내 예상과 달리 이 상품을 다녀온 많은 분들이 꽃보다 사막이 좋았다며, 바단지린 사막만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꽤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막을 편애(?) 하시는 사장님의 선호도도 반영하여 여름만이 아닌 가을에도 진행할 수 있는 바단지린 상품을 구상해 왔다.

 

 

 

 

 

 

그렇게 하여 작년 10월 내몽골 지역 답사를 다녀왔다. 답사의 목적은 바단지린의 새로운 루트와 바단지린과 연계한 어지나(額濟納) 자치구를 둘러보고 여행상품화를 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수많은 문명이 교차한 동서교역로의 거점이었던 어지나는 생명을 허락하지 않는 사막 한 가운데의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땅에 쓰러져서 천년을 견딘다(长着不死一千年死了不倒一千年倒了不烂一千年)’는 호양나무 숲으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의 영화 <영웅, 2002>에서 장만옥과 장쯔이가 노랗게 휘날리는 나뭇잎 사이로 싸움을 하는 장면이 촬영됐다. 이후 입소문을 타기 시작, 호양나무가 단풍이 질 무렵(9월말~10월 중순)에는 중국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실제 직접 가보니 어지나는 우리가 좋아할만한 요소들이 가득했다. 인근의 호수 거연해(居延海)는 일출을, 죽은 호양나무들이 기이한 숲을 이루는 괴수림(怪樹林)은 일몰로 유명한 포인트이고, 사막속의 노오란 호양나무 숲에서는 하루 종일 산책을 해도 마냥 좋을 듯했다.

 

20일 남짓한 어지나의 가을. 내가 갔던 10월 말에는 이미 대다수의 나무는 잎이 지고 싸늘한 모래바람만이 불고 있었지만, 충분히 방문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사실 요즘도 이 상품 개발을 위해 중국 현지와 자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하나의 상품이 완성되기까지 해결해야 할 현실적인 문제가 산덩이이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중국 위성발사센터가 위치한 군사지역이기에 외국인의 출입이 자유롭지 않다. 이동 및 관광을 위해서는 따로 통행증을 발급받아야 하고, 어지나에 있는 호텔도 외국인은 자치정부가 지정한 호텔에서만 숙박이 가능해서 이 또한 사전 조율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동거리도 문제이다. 중국이야 원래 거대한 나라지만 황량한 바단지린 지역은 더 광활해 보인다. 실제 나는 아라산 우기에서 어지나까지 휴게소도 없고, 화장실도 없는 지역을 하루 종일 달려야 했고, 9일간의 전체 일정 중 절반은 별 볼거리도 없는 고비사막을 이동해야 했다.

 

빠르면 올 가을에 시작하고 싶지만 아직 확정은 아니다. 7월 중국 국내선 일정이 나와야 구체적인 일정 짜기가 가능하다. 그리고 짐작컨대 아주아주 불편한 여행이 될 것이다. 솔직히 모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보편적인 여행지도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우리 사장님과 같은 성향의 분들이라면 아주 좋아할만한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말이다. [이영미]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