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2016. 7. 28. 06:30

 

 

 

예전부터 한복을 사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다가도 어디서 언제 입으려고?’라는 엄마의 타박에 한 번도 실행에 옮긴 적이 없다. 전 세계 대부분의 전통의상이 그렇겠지만 한복 또한 특별한 날에만 입는다는 인식이 강한 탓이다. 하지만 기쁘게도 그것이 점차 옛말이 되어가는 것 같다.

 

사무실 근처에서는 경복궁을 찾아온 관광객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언제부턴가 그 속에서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하나 둘씩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요즘에는 상당히 많은 외국인들까지 한복 대열에 합류해 있다. 덕분에 요즘 경복궁은 알록달록한 한복을 입은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꽃보다도 화려하게 궁궐을 빛내고 있다.

 

이렇게 한복을 빌려 입고 궁궐이나 전통마을을 방문하는 것을 한복체험, 한복투어라고 부르는데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 대유행이다.

 

그래서인지 복장도 색상도 제각각이고 개성이 넘친다. 한복에 운동화를 신기도 하고, 염색한 갈색머리에 마치 원피스 같은 짧은 기장의 패션한복까지. 게다가 한복을 입고 세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으니 한복에 대한 인식이 정말 달라진 게 분명하다.

 

왜 이렇게 한복이 뜨게 됐을까? 흥미롭게도 젊은 세대는 한복을 예쁘고 재미있는, 일종의 놀이라고 생각한다. 한복은 불편하지만 지켜나가야 하는 전통이라고 생각했던 과거의 인식과는 천지차이다. 그렇기에 한복열풍이 더욱 빠르고 강력하게 퍼져나가고 있는 것 같다.

 

이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도 적지 않다. 우선 한복을 입었던 사람들 중 만족스러워서 평소에도 입고 싶다는 반응이 많다. , 재미로 시작했지만 자연스럽게 우리 전통문화를 접하고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 덕에 한복은 결혼식 때만 입는 1회성 옷이라는 편견이 무너지고 있다. 평소에도 입을 수 있는 편하고 예쁜 패션한복이 점차 대두되고 있고, 시장규모도 해마다 커지고 있다. 더불어 외국인에게 한국의 미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도 되니 여러모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평소에 나는 일본이 축제나 행사에서 그들의 전통의상을 자주 활용하는 것이 늘 부러웠다. 동시에 우리도 한복을 자주 입을 만한 기회가 있었으면 했었다. 최근의 한복 바람을 보면 이제야 작지만 소중한 계기가 마련된 듯하다.

 

아직까지도 엄마의 반대가 거세지만(?) 언젠가는 나에게 잘 어울리는 한복을 꼭 살 생각이다. 그 때에는 한복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에게 모두가 자연스러운 시선을 보내는, 그런 날이길 바래본다. [방수윤]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