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6. 8. 4. 06:30

 

 

 

 

올해부터 토스카나와 돌로미테 11상품 일정이 부분적으로 수정되었다. 작년 소식지 글에서 예고한 대로 친퀘테레가 생략된 것이다. 소박한 어촌마을이던 친퀘테레가 이제는 들끓는 관광객으로 그 본질을 상실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신 이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돌로미테의 알페 디 시우시에서 시간을 더 보내기로 했다.

 

지금까지의 평가가 워낙 좋았던 만큼 돌로미테가 행복한 여행지가 될 것이라는 것은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일정 변경 후 첫 출발하는 팀의 인솔자를 맡게 되었다는 부담감에 여행 후반부가 다가올수록 걱정이 커져갔다.

 

여행 8일째, 드디어 알페 디 시우시에 올랐다. 알페 디 시우시는 평균 해발 2,000m 높이에 어마어마한 초원이 축구장 8,000개 넓이로 펼쳐져 있는 유럽에서 가장 큰 고원지대이다.

 

처음 알페 디 시우시에 도착해 케이블카에서 내렸을 때는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에 발을 동동 굴러야만 했다. 야심차게 준비한 새 일정이 비 때문에 망칠까봐 인솔자로서 눈앞이 캄캄했던 것이다.

 

 

 

 

 

 

하지만 체크인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빗방울이 잦아들었고 드넓은 초원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알프스의 봉우리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구름은 산의 위엄을 쉽게 보여주지 않았지만, 순간순간 구름이 걷혔다 가렸다 하는 모습이 오히려 더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비가 온 후라 물기를 머금은 초원은 생기가 가득했고, 지천에 흐드러지게 핀 노란색 야생화가 더욱 쨍한 색깔을 자랑했다. 가만히 서서 바라보기만 해도 묘한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곳이었다.

 

해가 완전히 질 때 까지 호텔 앞에 서서 내 앞에 펼쳐진 풍경에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림 같은 드넓은 초원과 집들, 그리고 그곳을 액자처럼 두르고 있는 알프스의 설산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내가 아직 이 작품 속에 있다는 것이 마냥 행복했다. 작년 아이슬란드 출장 이후 자연을 감상하는 여행으로 늘 아이슬란드를 적극 추천해왔지만, 이제 돌로미테를 빼놓지 않고 말할 것 같다.

 

하룻밤을 보냈지만 그마저도 너무나 아쉬워 며칠이나 더 묵고 싶었던 곳, 알페 디 시우시! 언젠가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하게 된다면 꼭 함께 하고 싶은 곳 1순위로 당당히 등극했다. [박미나]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