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경찬의 여행편지2016. 8. 29. 06:00

 


아름다움에도 종류가 있다
. 거칠고 황량해서 아름답기도 하고 쓸쓸해서 아름답기도 하며 장엄한 아름다움도 있고 화려해서 아름답기도 하다. 그렇다면 노르웨이는 어떨까? 한마디로 아름다워서 아름답다. 그랬다. 노르웨이는 얄미우리만큼 모든 것을 다 갖춘 팔방미인의 완벽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덴마크
/스웨덴/핀란드/노르웨이를 잇는 북유럽 4개국을 다녀온 여행객들의 한결 같은 바램은 언젠가 노르웨이만 제대로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 꿈을 찾아 15일간 노르웨이를 돌아보았다. 첫날 도착한 스타방에르에서부터 시작하여 서부 노르웨이 피오르드를 거쳐 로포텐, 안도야, 센야로 이어지는 가슴 벅찬 여정은 세상의 최북단 노르드캅으로 이어졌다.


어느 곳이 가장 아름다웠는지 따져보는 것은 정말 무의미했다
. 지칠 만큼 눈이 호강하는 하루하루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자다가도 눈을 뜨면 백야의 세상이 새삼 아름다워 잠자는 시간마저 아까웠다.


여행 첫날
, 힘겹게 걸어 올라간 프레이케스톨렌에서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피오르드를 내려다보며 희열을 맛본 후, 일정 내내 노르웨이 정부가 지정한 National Tourist Routes를 따라 달렸다.

 

때론 버스가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의 좁은 소로를 따라 농가를 관통하기도 하고 때론 고요한 피오르드를 끼고 로맨틱한 분위기에 젖어들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스펙터클한 산세가 가슴을 진동시키기도 했고, 7월임에도 잔설이 남아있는 고원지역에 올라서면 처연하리만큼 황량한 풍광에 탄식이 새어나오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로포텐 지역의 고즈넉한 어촌마을 분위기에 안도야, 센야 지역의 평화로움이 더해져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이 노르웨이 땅에 집중되어 모여 있는 것만 같았다.

 






때로는 감미로운
Jazz가 흐르다가 장엄한 symphony가 울려 퍼지고, 어느새 격렬한 Rock 음악으로 폭발하는 땅, 한여름의 노르웨이 대지는 축제가 벌어진 듯 생동감이 넘쳐흘렀다. 게다가 폐부 깊숙이 들이마시는 청량한 공기의 달콤함은 또 어디에 비할 것인가?

 

노르웨이 여행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육지의 최북단 노르드캅에서 맞이했다. 때마침 청명한 하늘이 열린 세상의 끝 지점에는 어디에서 몰려들었는지 수많은 여행자들이 서성대고 있었다.

 

그 인파에 섞여 절벽 아래 거친 바다를 바라보았다. 포르투갈의 카보다로카, 남미의 우수아이아, 아프리카의 희망봉 등 땅 끝에 서면 어김없이 떠올랐던 단순한 의문이 이곳에서도 어김없이 피어올랐다. ‘내가 어쩌다가 이곳까지 오게 됐을까?’

 

그동안 화려한 자연경관보다 황량한 곳이 훨씬 더 아름답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노르웨이 15일 일정을 마치고 난 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땅은 노르웨이라고.

 

노르웨이, 온갖 미사여구를 다 동원했음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단어를 찾을 수 없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마경찬]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