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6. 10. 20. 06:30

 

 

이번 여름 한국에서는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독일출장을 다녀왔다.

 

보통 유럽의 여름 여행지라고 하면 북유럽을 비롯해 영국, 아이슬란드 같은 위도가 높은 곳을 꼽는데 독일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탈리아, 스페인과 같은 다른 서유럽 국가들보다 기온이 낮아서 여름 여행지로 적합한 곳들이다.

 

하지만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해 전 세계가 더워지는 가운데 독일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하이델베르크에선 섭씨 36도가 넘었으니 한국 못지않은 무더위였다. 게다가 식당과 호텔에 에어컨이 없는 곳이 많아 체감 온도는 더 올라갔다.

 



 




사실 독일의 여름은
30도가 넘는 날이 1년에 열흘 남짓밖에 안 된다. 그래서 신축 건물이나 대형 체인 호텔이 아니고서는 냉방 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이 거의 없다.

 

더구나 볼거리가 주로 몰려 있는 구시가지는 수백 년 된 오래된 건물이 대부분이라 이런 곳들은 문화재로 보호를 받고 있거나 건물의 구조상 에어컨을 설치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이니 1365일 중 고작 10일 정도를 위해 에어컨을 설치한다는 것이 독일 사람들에게는 상식에 맞지 않고 그럴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독일 뿐 아니라 프랑스 스위스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이런 갑작스런 무더위에 익숙한 듯 주변을 둘러보니 독일인들은 그늘에서 차를 마시며 여유로운 표정들이다. “어차피 열흘 뒤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생각인 듯하다. 예상치 못한 무더위에 인상을 쓰고 있던 내가 무안해지는 순간이었다.

 

앞으로의 유럽 여행에서도 이 같은 이들의 냉방문화에 대해 이해하게 되면 좀 더 여유로운 여름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다. [추혁준]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