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에 볼거리가 있나요?’, ‘스리랑카는 호텔이 열악하지 않나요?’, ‘음식이 안 맞아서 힘들지 않을까요?’ 등등…. 내가 스리랑카를 가장 좋았던 여행지로 강력 추천할 때면 어김없이 듣는 질문들이다.
그렇지만 내게 스리랑카는 2016년의 시작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던 의미 있는 출장지였다. 그곳에는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따뜻한 정이 있고, 놀라울 정도로 세련된 건축물들이 있으며, 고(古)도시들의 흔적이 불교 유적과 함께 살아 숨 쉬고 있다.
또 이 모든 것을 품고 있는 그 땅이 가지는 자연 환경 또한 여행 내내 마음을 평화롭게 만든다. 또한 너무나 사소한 순간에 뜻하지 않은 작은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불교 사원에서 만난 동자승들이 그렇다. 까만 피부에 대비되는 밝은 주황색 승복을 입고 수줍게 미소 짓는 동자승들에게 함께 사진 찍을 것을 부탁하니 두 손을 꼭 모으고 쑥스러워 고개도 들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호기심 때문인지 자리를 피하지는 않는 그 순수한 모습에서 왠지 우리 아이들은 이미 잃어버린 소중한 것을 그들은 간직하고 있다는 생각에 흐뭇해졌다.
중부 고산지대의 끝없이 펼쳐진 차 밭에서도 뜻밖의 행복이 기다리고 있었다. 홍차 브랜드로 유명한 립톤(Lipton)이 종종 앉아서 차 밭을 조망했다는 립톤 시트 정상에는 화장실도 없이 초라하게 서있는 매점이 있다. 그곳에는 할아버지와 손자가 살고 있는데, 때 묻은 잔에 직접 따뜻한 홍차를 직접 우려 우리를 맞이해준다. 그곳에서 한 모금 마신 실론티의 맛을 어찌 평생 잊을 수 있을까….
착하기로 따지면 스리랑카사람들이 최고인 것 같다. 버스 조수석에 앉아 기사를 도우며 일정을 따라다니는 앳된 소년만 해도 불교신자임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교회를 만나건 힌두교 사원을 만나건 틈만 나면 얼른 뛰어가 우리 일행이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기도를 하고 돌아 왔다.
또한 꽤나 유창한 한국말이지만 복잡한 역사나 유적지 설명에는 부족할 수밖에 없는 스리랑카인 가이드는 방문지에 도착할 때 마다 “제가 다 설명 해드릴 거니까 걱정 마세요.”라는 말로 일행들을 미소 짓게 했다. 정성을 다해 스리랑카의 좋은 모습을 전달해주려는 가이드의 진심은 우리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뭉클해지기도 했다.
이렇듯 작은 감동들은 호텔에서도 이어졌는데, 2,000년 전 고도시인 아누라다푸라를 그대로 재현해놓은 호텔과 스리랑카를 대표하는 건축가인 제프리 바와의 건축물에서 지낸 시간들 또한 그 어디에서도 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그의 건축에는 스리랑카 사람들이 자연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지가 그대로 녹아있는 것 같았다.
사람들은 스리랑카를 ‘세렌디피티(Serendipity)의 나라’라고 말한다. ‘뜻밖의 즐거움, 뜻밖의 행운’이라는 뜻이다. 아직 여러 이유로 스리랑카 여행을 걱정하고 망설이시는 분들께는 굳이 그 걱정을 버리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스리랑카에 대한 모든 우려와 걱정들이 바로 그곳을 ‘세렌디피티!’라고 부르는 이유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겨울에 있을 스리랑카 여행을 준비하라는 회사의 지시를 받고 나는 그 어느 때보다도 설레었다. 지난 번 내가 느꼈던 그 감동을 느끼게 될 다음 손님들은 어떤 분들일지, 또 테마세이투어의 다음 스리랑카 여행 인솔자는 누가 되어 나와 이 이야기들을 공유할지 상상하니 벌써부터 기분이 들뜨기 때문이다.
모든 준비를 마친 2017년 1월 스리랑카 여행에서 많은 분들이 완전한 우연으로부터 만나는 행복을 가져가실 수 있길 바래본다. [박미나]
'TC 리포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색(色)으로 기억될 크로아티아 (0) | 2017.01.05 |
---|---|
그럼에도 너무나 아름다웠던 남프랑스 여행 (0) | 2017.01.02 |
독일 여행에서 마주한 무더위 (0) | 2016.10.20 |
하늘과 산이 만나는 곳, 몽골 (0) | 2016.09.29 |
꿈인지, 현실인지…, 트레치메 트레킹 (0) | 2016.09.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