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7. 1. 19. 06:30

 



올 가을 남아있던 휴가를 탈탈 털어 네팔을 다녀왔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다녀온 지 꼭 2년 만이다. 한번 히말라야에 가면 반드시 또 가게 된다는 네팔병에 나도 걸린 모양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장기 트레킹이 목적인 여행이 아니었다. 그래서 12일로 짧게 안나푸르나의 설봉들을 본 다음 주로 포카라, 카트만두와 근교 지역에 머물렀다. 늘 부지런 떨던 평소와 달리 이번에는 아무 계획도 세우지 않았다. 그냥 발길 닿는 대로 다닐 작정이었다.

 

하루는 우리 여행 프로그램에서도 방문하는 파탄의 거리를 지나는데 한 홍보 포스터가 눈에 들어왔다. ‘PHOTO KATHMANDU 2016’이라는 사진 전시회였다. 올해 2회째로 파탄에서 진행되는 네팔 유일의 국제 사진전이란다. ‘네팔사진전이라는 묘한 조합에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좀 더 정보를 찾아봤다. 파탄 구시가지 곳곳의 유적지에서 진행 중이었다.

 

파탄 구시가지를 돌아보기로 했던 참이었기 때문에 보물찾기 하듯이 한 곳씩 차례로 찾아가 보기로 했다. 시작은 파탄 구시가지의 중심 달발광장에서부터였다.

 


 




장소는 무척 다양했다
.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크고 작은 광장에서부터 파탄 박물관, 각 사원과 탑들, 비어있는 창고 건물과 쇼핑몰까지 실내와 야외를 가리지 않았다. 또한 작가들의 국적도 다양해 네팔과 아시아뿐만 아니 유럽과 미국의 작가들까지 있었다. 전시도 단지 사진만이 아닌 영상물과 조화를 이뤄 꽤 신선했다.

 

이 전시들의 주제는 각각 달랐지만 공통적인 것은 바로 사람이었다. 이 점이 무엇보다 맘에 들었다.

 

각지에 숨어 있는 전시회 장소를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데이터 로밍이 안 되어서 달랑 홍보 전단지의 지도만을 의지해서 다녔기 때문에 길을 잃고 헤매기 일쑤였지만 동네 주민들에게 물어물어 결국에는 전시 장소 대부분을 찾을 수 있었다. 이 덕에 파탄의 구시가지 구석구석도 모두 둘러본 셈이 되었다.

 

사실 모든 전시가 만족스럽진 않았다. 허술한 부분도 많았다. 하지만 2015년의 지진이 아직도 복구되지 않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파탄 구시가지 곳곳을 활용하여 현지인의 삶속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게 만든 전시 방식만큼은 나에게 무척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추혁준]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