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으로 첫 출장지가 정해진 후 작은 설문조사를 벌였다.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베트남’하면 무엇이 떠오르느냐고 물은 것이다. ‘손님들에게 어떻게 하면 베트남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힌트를 얻고 싶어서였다.
이를 통해 세대별로 베트남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토록 극명하게 나뉘는 인상 탓에 출장 당일 호치민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도 관련 서적을 읽으며 베트남의 매력을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하지만 나는 불행히도 초보였다
짐을 찾고 만날 장소를 물색하던 중 공항 컨베이어 벨트 옆 크리스마스트리가 눈에 띄었다. 손님들께 트리 앞에서 뵙자고 말씀드렸지만, 아뿔싸! 당시에는 긴장한 탓인지 양옆으로 늘어선 수많은 트리가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았나 보다. 결국 손님들과 떨어지는 불상사가 일어났고, 손님이 우왕좌왕하는 인솔자의 가방을 챙기는 말도 안 되는 일도 벌어졌다.
버스에서는 또 얼마나 긴장이 되던지
출장 전, 동기들과 함께 연극같이 손님과 인솔자의 역할로 나누어 수도 없이 출장 상황을 연습해왔지만, 현실은 첫날부터 내 짐 하나 제대로 못 챙길 줄이야….
첫날 일정이 끝난 후, 호텔방에 들어갔지만 이대로는 준비한 것을 제대로 보여드리지 못할 것 같아 초조했다. 그래서 몇 번이고 다시 마인드 컨트롤을 해보려 했지만 긴장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굳어있고, 불안한 모습을 보인 첫날의 나를 바꿔 놓은 것은 바로 손님들이었다. 여행 내내 우리 일행에게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연이은 비로 우중충했던 다낭과 후에 같은 베트남 중부 일정 때도 마찬가지였다. 작은 것에도 기뻐하고, 베트남 이야기를 즐겁게 듣는 그 모습이 초보 인솔자에게는 너무나도 큰 위안이 되었다.
비록 첫 출장을 갓 마친 초보 인솔자이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한 가지 확실하게 깨달은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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