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7. 2. 27. 06:30

 


난난빈 마태바데


미얀마 인솔을 다녀와서 가장 기억에 남는 미얀마 말을 꼽으라면 망설이지 않고 이 말을 외칠 것이다
. 이 말을 한국어로 옮기면 고수나물 빼주세요가 된다. 인도, 태국, 미얀마 등의 요리에 빠지지 않고 단골로 들어가는 이 고수는 어쩌면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여행의 가장 큰 진입장벽일 수도 있다.


고수 나물은 우리나라에도 많이 나지만 몇몇 지역 빼고는 흔히 요리에 사용하지 않아 생소한 음식 재료이다
. 이 향신야채를 처음 맛본 것은 작년 초 인도에서였다. 처음에는 특유의 독특한 향 때문에 거부감이 있었다. 마치 주방 세제로 설거지를 하다만 접시에 음식을 담은 맛이었다. 태연한 척했지만, 속으로 인도 사람들은 설거지를 똑바로 안 하나?’하는 생각을 하며 음식을 먹었다.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고수 나물을 우리나라 마늘 쓰듯이 흔히 사용한다
. 이 지역 사람들이 이런 독특한 향을 즐기게 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고수의 효능은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만났을 때 가장 크다.

 

고수를 많이 먹는 나라들은 지도상으로 열대지방에 있다. 이런 나라들은 기후 특성상 음식이 상할 위험이 많아 아무래도 식중독의 위험도 크다. 그러다 보니 조리과정에서 자동적으로 살균이 되는 튀김이나 볶음류의 요리가 발달했다. 고수는 이런 기름기가 많은 음식의 느끼한 맛을 없애주는데 탁월하다. 더구나 기름기 많은 음식으로 인해 탁해질 수 있는 피를 맑게 해주는 효능도 있다.

 

이런 이유를 가지고 있는 고수 나물에 대해서 몇몇 여행안내 책자와 블로그에서는 음식을 주문할 때 고수를 빼는 현지어를 알려주기도 한다. 그만큼 고수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는 뜻이다.

 

하지만 음식도 여행인 건 분명하다. 다른 나라를 여행한다는 건 기본적으로 다름을 체험하기 위해서이고, 음식은 그중 가장 손쉽게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여행의 방법이기도 하다.

 

생소함에 대한 두려움으로 새로운 것에 대한 체험을 주저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 분들에게 고수 나물이 가진 이야기를 소개해드리며, 음식을 통해 떠나는 여행길도 안내해드리고 싶다. 음식도 테마세이투어가 꿈꾸는 진정한 테마 여행의 일부분이니 말이다.


미얀마 다녀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퐁퐁 같았던 고수 향이 벌써부터 은은하게 그립다
.

[이병철]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