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2017. 3. 2. 06:00

 

 

인솔자로서 직접 모시고 다녀온 손님들로부터 가끔 안부 메시지를 받는다. ‘잘 지내죠? 최근에는 어디 다녀왔어요?’ 혹은 다음 출장은 어디로 가나요?’. 불행인지 다행인지, 출장에서 돌아온 지 열흘 만에 다시 다른 출장지로 떠나야했던 숨 가빴던 가을이 지나니 잠시 나에게 인솔 비수기가 찾아왔다.

 

이렇게 말하면 어떤 분들은, 그럼 요즘에는 한가해서 좋겠다는 반응을 넘어 인솔이 없으니 사무실에 매일같이 출근하지 않아도 되냐는 진담 같은 농담을 던지신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조금 억울(?)하기도 한데 이 자리를 빌려 테마세이투어 직원의 일상을 알려드리려 한다.

 

여행사 업무의 꽃은 단연 인솔이다. 신청하신 많은 분들의 설렘과 소망을 어깨에 짊어지고 현장에 나가 밤낮으로 뛰어다니며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한다. 그러다보니 일정이 잘 진행되면 인솔자 덕분, 일정이 잘 진행되지 않으면 인솔자 탓을 하는 분위기가 되기 십상이고 그것은 테마세이투어 인솔자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하지만 현장에서 손님들이 행복하고 인솔자 역시 덩달아 뿌듯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을 하는 것이 바로 사무실 업무이다.

 

열흘 남짓한 하나의 여행이 제대로 진행되기 위해서 사무실에선 몇 달 전부터 준비에 들어간다.

 

호텔의 위치, 입장지 휴무일, 매끼 먹을 식사 메뉴와 같은 기본적이지만 중요한 요소부터 호텔 근처에 산책로가 있는지, 꽃이 피는지, 그 시기에 나는 제철 과일이 뭐가 있는지, 해외 유명 인사가 마침 방문해서 시내 곳곳을 통제하는 일이 혹시라도 있는지, 열거하자면 끝이 없는 사소한 사항까지 최대한 알아보려 노력한다.

 

여기에 항공권, 비자업무까지 더해지고 수시로 울리는 전화 상담까지 하다보면 하루는 금방 가고, 한창 유럽을 자주 가는 성수기에는 시차에 맞춰 현지에 전화를 하다보면 야근을 하기 일쑤이다.

 

더불어 매달 말에 써야 하는 소식지, 우편 업무, 심지어 홈페이지 관리를 위해 기본적인 HTML 프로그래밍 언어까지 습득해야 한다. 이 또한, 대형 여행사와 같은 분업화와 자동화가 이루어질 수 없는 테마세이투어 직원의 숙명이려니.

 

그러나 이 모든 수고로움은 손님들이 우리가 준비한 일정에 즐거워하시고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고 칭찬해주시는 그 한마디를 위해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다. 내가 직접 인솔을 나가서 칭찬을 들으면 당연히 좋고, 내가 준비한 상품을 동료 직원이 인솔 가서 칭찬을 듣고 오면 더 좋다. 마치 성공적인 결혼식을 뒤에서 묵묵히 지켜보는 웨딩플래너의 마음이랄까.

 

지금도 사무실은 내년 상품을 준비하느라 바쁘고 점점 더 바빠질 것이다. 이 바쁨이 여행이 끝난 후 뿌듯함이 될 수 있도록 우리는 계속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임윤진]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