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2017. 3. 6. 06:30

 

 

 
연말 들어 지인들과 만나는 자리가 늘어난 만큼 요즘 맛집 찾기에 열중하고 있다. 최근엔 핫플레이스로 소문난 망원동을 다녀왔다. 하필이면 근래 들어 가장 추운 날 가게 되었는데 핫하다고 하는 망원동도 날씨 탓인지 비교적 한산했다.

 

그 추운 와중에 네티즌들에게 소문난 발리음식점과 늘 대기 줄이 긴 밥집 등 여러 맛집들을 기웃거렸다. 하지만 넘치는 정보가 문제였다. 결국 결정을 못하고 방황하다가 그냥 뜨거운 국물이나 먹자며 지나가다 눈여겨 본 중국집으로 갔다.

 

이곳은 주변의 아기자기하고 예쁜 식당들과 비교하면 멋도 없고, 너무 밝은 형광등이 부담스럽기까지 한 평범한 식당이었다. 게다가 하필이면 주방의 전기를 수리중이라 기다려야 했다. 다시 나가 방황하기에는 너무 춥기도 했고 이미 충분히 지쳤던 우리는 그냥 기다리기로 했다.


 

 

 


 

수다를 떨며 시간이 가기를 20여분, 불확실한 상황에 기다리던 우리도 불안해 질 때 쯤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이집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찹쌀 탕수육과 해물이 푸짐하게 들어간 하마짬뽕, 그리고 양장피를 주문하며 많이 기다린 만큼 양도 많이 달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랬더니 주인아주머니께서 답하시기를 저희는 양은 적어요. 대신 맛있게는 자신 있습니다. 맛있게 해 드릴께요.” 아주머니의 단호함에 솔직히 당황스러웠고, 그 당당함이 신선했다. 그리고 동시에 우리 회사가 떠올랐다.

 

추측컨대 전국에 있는 여행사 중 우리 여행사만 질문 받는 몇 가지 것들이 있다. 예를 들자면 테마세이는 뭐가 다른지, 왜 그리 비싼지 그리고 왜 할인은 없는지 등 말이다. 설명하기 막연하거나 굳이 설명할 필요 없어 곤란했던 답안을 우연히 들어간 중국집 주인장에게서 완벽한 문장으로 듣게 된 것이다. 양은 적지만 맛있게는 자신있다고 말이다.

 

주문하고 나서 실내를 둘러보니 연예인들의 사인도 벽에 많이 붙어있고, 손으로 직접 적은 공지문구도 눈에 띄었다. “저희 동일루는 주문과 동시에 요리를 만듭니다. 다소 시간이 걸려도 이해 바랍니다. 기다리신 만큼, 정성스런 요리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제껏 먹어봤던 짬뽕과 탕수육과는 확실히 다른 맛과 양이었다. 어쩌면 양이 적어서 더 맛있었는지도 모른다. 취향이 다를 테니 모두에게 맛있다는 보장도 물론 없다. 하지만 이에 관계없이 주인장의 자부심과 그들의 소신은 칭찬할만하다. 그래서 주변에 두루 소문내고 싶다. 우리 여행사를 지인에게 소개하시는 손님들도 이런 마음이지 않을까. [이영미]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