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2018. 2. 26. 06:00

 

 

본격적인 겨울 시즌을 앞두고 우리도 여행자들도 가장 아쉬운 지역이라면 단연 이슬람권이다. 모로코를 제외하고 이집트나 시리아 예멘 등 그 매력적인 여행지들이 모두 사실상 접근 불가 상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이에 대한 아쉬움이 유독 강한 것은 2년 전 사귀게 된 사우디아라비아 친구 때문이다. 이 친구가 들려준 많은 이야기들은 내가 갖고 있던 많은 아랍문화에 대한 편견을 깨주었다. 그 중의 하나가 일부다처제.

 

 

 

 

 

14처까지 허용하는 코란을 따라 남자들은 여러 명의 부인을 둔다고 들어 일반적으로 아랍문화권은 일부다처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극히 일부일 뿐이며 요즘은 거의 일부일처제라니 놀라웠다. 그 변화의 이유는 그들의 결혼문화에서 찾을 수 있었다.

 

여전히 사우디는 부모들끼리 정하는 혼사가 주를 이룬다. 그리고 결혼 당사자들이 부모의 뜻에 동의를 하면 결혼준비를 시작한다. 이때는 바로 결혼식을 진행하거나 약혼 후 서로를 알아가는 6개월~1년의 시간을 함께 보내고 결혼하는 경우로 나뉜다.

 

결혼이 결정되면 신랑은 신부에게 결혼 예복과 새 옷, 결혼식 도우미를 준비할 결혼지참금을 준다. 그리고 신랑 혼자서 결혼식과 신혼집을 준비한다. 이곳의 결혼식은 아주 성대한 마을잔치 규모로 수백에서 수천 명의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과 그들을 위한 음식을 준비해야한다. 또한 결혼식장은 각각 여성을 위한 공간과 남성을 위한 공간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오후 5시쯤 시작해 새벽 3시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이 대목에서 재미있는 점은 신부의 결혼식 참석 여부는 개인의 선택이며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결혼식 준비를 마친 신부가 그녀의 가족들과 함께 식장이 아닌 신혼집으로 곧장 가는 경우도 많다. 대신 신랑보다 먼저 집에 도착해 가족들만을 위한 결혼식을 준비해야한다고 한다.

 

 

 

 

반대로 신랑은 무조건 결혼식에 참석해 사람들과 축하의 자리를 갖는다. 그리고 오후 11시가 되기 전에 신혼집으로 향한다. 신랑과 그 가족이 신혼집에 도착하면 가족들만을 위한 작은 결혼식이 진행된다. 대체로 1시간정도 소요되는 식이 끝나면 신랑은 가족들을 내쫓고 신부와 둘만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다음 날, 신랑 측 가족이 환영의 의미로 아침식사를 준비해 신혼집으로 가져다주고, 오후에는 장인장모 집을 방문해 저녁식사를 함께하며 한 가족이 된 것을 축하하며 결혼식은 마무리된다.

 

이렇게 결혼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남자 측에서 부담하다보니 대부분의 남자들은 1번의 결혼 비용도 부담스러워 한다고 한다. 같은 이유로 싱글로 사는 남자들도 증가하는 추세라니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앞으로 언젤 지 알 수 없지만 모든 상황이 정리되면 중동 여행의 인솔자로 떠나게 될 것이다. 그때 어느 여행지에서 우연히 그들의 결혼식을 볼 수 있는 행운이 찾아오길. 그리고 그 모습을 보는 다른 분들에게 이를 설명해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은보배]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