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8. 7. 23. 06:00

 

여행을 하다 보면 종종 뜻하지 않게 마주친 우연이 기분 좋은 설렘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특히나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사람을 전혀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 만나게 될 때는 그 떨림이 배가 되고, 그 날 하루의 기분이 나도 모르게 들뜨게 된다.

 

이번 스페인 출장에서 이런 기분 좋은 우연을 경험할 수 있었다.

 

조금은 쌀쌀한 마드리드 거리를 걷다가 인파가 잔뜩 모여 있는 솔 광장(Plaza del Sol)에 도달했을 때였다. 초록 불이 켜지길 기다리며 손님들과 함께 길가에 서 있는데, 커다란 버스가 횡단보도 앞에 멈춰 섰다. 작년 스페인 순례 여행 때 열흘 내내 함께했던 하얀색 신형 버스와 똑같은 모양이었다.

 

우리 회사 말고도 어느 팀에서 저렇게 좋은 버스를 쓰나하며 무심결에 버스 운전석을 바라보았는데, 작년에 함께 일했던 기사 마놀로(Manolo)였다.

 

 

 

 

서로의 눈이 마주치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눈이 동그래져서 연신 서로 팔을 흔들며 반가워했다. 보행등이 켜지자마자 운전석 쪽으로 달려가 손을 잡고 짧은 인사를 나눴는데, 예기치 못한 만남에 그 순간이 너무도 즐거웠다.

 

함께 여행한 사람들은 그 시간이 아무리 짧아도 금세 정이 들기 마련인 것 같다. 비록 여행자와 인솔자, 손님과 직원의 관계이긴 하지만 일주일이 넘는 시간을 매일 얼굴을 마주 보며 희로애락을 나누다 보니 여행이 끝날 때면 모든 손님이 내게 특별한 존재로 남게 된다.

 

사무실에 돌아와 전화 상담을 하거나 다른 여행을 준비할 때도 함께 여행했던 분들의 이름을 보면 반가운 마음이 들고, 익숙한 얼굴을 재회하게 될 공항미팅이 기대되기도 한다.

 

같이 입사한 동기들이 아직 같은 손님을 다른 여행지에서 만난 적이 없는 것에 비해, 나는 운 좋게도 입사 후 첫 인솔 때 함께했던 손님들과 또 만날 수 있었다. 올여름 출장도 특별한 우연을 앞두고 있어 기대가 크다.

 

이런 우연들이 모여 더 즐거운 여행이 되기를, 그리고 이 순간들을 계속 특별하게 느낄 수 있는 인솔자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최예솔]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