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8. 12. 10. 06:00

 

 

여행에선 새로운 음식을 먹는 재미를 결코 빼놓을 수 없다. 이번 가을에 다녀온 코카서스에서는 기대 이상의 식사가 뜻밖의 즐거움을 주었다.

 

사실 코카서스는 요즘 들어서야 사람들에게 알려진 여행지라 아직 많은 분들에게 익숙한 지역은 아니다. 나 역시 출장이 아니었다면 이 지역 사람들이 무엇을 먹고 사는지 잘 알지 못했을 것 이다.

 

직접 가보니 코카서스는 대산맥을 끼고 카스피해, 흑해와 맞닿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곳이었다. 비옥한 땅에서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 등이 자라고, 가축들은 우리를 벗어나 자유롭게 방목되고 있었다.

 

 

 

 

또한, 코카서스 내 조지아는 최근 학자들 사이에서 와인 종주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조지아에서 약 8,000년 전에 만들어 진 것으로 추정되는 와인 항아리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곳곳에 영근 포도가 잔뜩 열린 포도밭도 많고, 와인 양조장도 꽤나 많았다. 깨끗한 자연 환경에서 자란 소나 양에서 짠 우유로 만든 요거트 등 질 좋고 신선한 식재료 때문인지 코카서스 지역 사람들은 장수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래서일까? 코카서스의 밥상은 결코 화려하지 않고, 오히려 투박한 시골 밥상에 더 가까웠다. 조지아에서 방문했던 작은 마을의 식당에서는 전통 음악으로 따뜻한 환대를 받고, 마당에서 포도를 따먹으며 꼭 시골집에 놀러온 듯한 분위기를 느꼈다. 소금, 후추, 와인으로 최소한의 간을 하여 숯불에 구워낸 샤슬릭과 직접 화덕에서 구워낸 빵에 토마토 샐러드와 함께 먹으니 속이 든든했다.

 

매 끼마다 나오는 토마토와 오이 샐러드는 너무 맛있어서 돌아오자마자 만드는 방법을 인터넷으로 찾아 볼 정도였다. 귀국 한 뒤 똑같은 재료를 준비해 샐러드를 만들어 봤지만, 현지에서 먹던 그 맛은 영 나지 않았다.

 

종종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해외를 다니면서 '어디 음식이 제일 맛있는지?' 물어볼 때가 있다. 이번 출장 이후, 나는 이 같은 질문을 받으면 자신 있게 "코카서스"라고 대답할 것 같다. 여행의 큰 즐거움 중 하나가 현지에서 만나는 음식에서 온다고 믿는 식도락가로서, 좀 더 많은 분들이 이토록 소박하지만 다채로운 음식들에 매료되길 기대해 본다. [신정원]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