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8. 12. 13. 06:00

 

 

현지 가이드의 역할은 두말할 것도 없이 여행에서 무척 중요하다. 그래서 팀이 정해지면 호텔, 식당 등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의 큰 축을 차지하는 가이드 선정에 여러 날을 고심하게 된다. 그 능력이 검증되어 고정된 가이드가 있는 여행은 안심이지만, 한국인 여행객이 많이 찾지 않는 나라들은 전문적인 현지 가이드를 찾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 여행에서도 좋은 가이드 찾기가 큰 문제였다. 발칸 반도는 아직 한국인들이 그리 많이 찾는 여행지가 아니어서 현지에 사는 가이드가 거의 없다. 대신 오스트리아 등지에서 내려와 잠깐씩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연이 주요 테마이긴 하나 발칸에 대한 역사와 문화 등 손님들이 궁금해 하시는 부분을 속 시원히 긁어줄 가이드가 필요했다.

 

다행히 세르비아어를 전공하고 꽤 오래전부터 보스니아에 살고 있다는 가이드를 소개받았다. 대화를 통해 괜찮다라는 느낌이 오긴 했지만, 구관이 명관이지 않을까하여 현지에서 만나기 전까진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직접 만나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꽤 좋은 가이드였다. 사실 아무리 좋은 가이드라도 여행자와의 합이 잘 맞아야 큰 시너지가 나는 법인데, 이번 여행에서는 학구파 손님들이 많으셔서 분위기가 더 좋았다. 버스 이동 내내 유려하게 펼쳐지는 그의 역사 강의도 일품이었지만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점은 그 모든 것에 발칸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듬뿍 들어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크로아티아 출신의 천재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를 어찌나 맛깔나게 설명해주던지 우리 일행들 모두 그의 팬이 될 지경이었다. 당대 최고의 발명가 에디슨과의 흥미진진한 경쟁부터 가히 천재적이었던 그의 발명품 이야기, 그리고 유명한 미국의 전기자동차 회사인 테슬라가 이 테슬라였구나 하는 깨달음까지.

 

그리하여 마지막 여행지였던 자그레브 거리를 거닐며 테슬라의 흔적을 발견할 때마다 지대한 관심을 보이시더니, 어떤 손님은 이번 여행은 테슬라 한명 제대로 안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공항 가는 그 순간까지 발칸의 역사 알리기에 열정적이던 그가 이 여행이 끝나고 한국에 돌아가서 발칸에 대한 뉴스 한 꼭지 나올 때 관심 있게 바라봐주시면 그걸로 만족한다.”는 그의 말이 소소하지만 참 따뜻했다. 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의 아름다운 풍경에 깊이를 더해준 그의 가이딩 덕에 이번 여행은 꽤 오래도록 여운이 남을 듯하다. [이은정]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