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9. 1. 28. 18:04

 

 

지난 11월 말, 서울에는 첫눈이 내렸다. 중국 강남수향으로 첫 인솔을 떠나는 출장길 새벽의 일이었다. 나의 첫 출장에는 또 다른 처음이 존재했는데, 바로 여행앨범 없는 여행이라는 점이었다.

 

테마세이투어에 입사하기 전, 면접을 볼 때부터 여행앨범은 큰 화두였다. 입사하고도 여러 주가 지난 후에야 여행앨범의 존폐에 관한 최종 결정이 내려졌다. 여행앨범 제공을 중지하고자 했던 첫 결정 그대로였다. 인솔자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서 보다 나은 서비스로 보답하자는 회사 차원의 다짐이 이어졌다.

 

그러나 중국에 도착해 설레는 마음으로 버스에 오른 손님들께 전하기엔 송구스러운 소식이었다. 특히 신입 인솔자가 회사의 오랜 전통 하나가 끝났음을 고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조심스럽게 전해드린 안내 말씀에 모두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셨지만, 드러나는 아쉬움을 느낄 수 있었다.

 

여행앨범의 빈자리를 채워 줄 방법을 찾아야 했다. 출장을 떠나기 전 인솔자 교육을 통해 마음에 새긴 두 단어가 떠올랐다. ‘시선진솔함이었다.

 

수향 마을을 여유롭게 둘러보는 손님들의 뒤를 따르는 내내 놓치지 않은 두 가지였다. 시선을 집중해 손님들을 쫓다 보니 어떤 것을 필요로 하시지 좀 더 빨리 살필 수 있었다. 먼저 다가가 부족한 점을 채워드리고, 감동과 감상을 공유하며 진솔함을 보여드리자 긍정적인 반응이 찾아왔다.

 

인솔자가 사진 촬영이 아닌 여행자에게 집중 해 주니 정말 좋다.” 여행 중에 실제로 손님들이 해주신 말씀이었다. 여행앨범의 아쉬운 빈자리를 여행그 자체로 채워드렸다는 뿌듯함이 샘솟는 순간이었다.

 

물론 기억으로만 남기기엔 아쉬운 공간들이 존재했다. 그런 곳에서는 손님들의 핸드폰으로 직접 사진을 찍어드리기도 하고, 자유시간엔 혼자 열심히 골목을 누비며 여행정리문에 담을 사진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렇듯 여행의 여운을 만드는 것 중 하나가 사진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가치 있는 여행을 만드는 것은 사진이 아닌 현장에서의 몰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초롱]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