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9. 6. 28. 06:00

 

 

대개 영토 분쟁으로 주인이 자주 바뀌어 온 지역은 서로 다른 문화가 섞여 그 지역만의 독특한 매력을 갖게 된다. 유럽에선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그리고 프랑스의 알자스-로렌 등이 대표적이다. 올 4월엔 이 중 알자스 지방을 다녀왔다.

 

알자스는 프랑스 작가 알퐁스 도데의 소설 ‘마지막 수업’의 배경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하는 마지막 프랑스어 수업 장면에서 이 지역의 지배를 놓고 독일과 프랑스의 냉기 도는 대립이 실감나게 그려진다.

 

 

 

독일과 프랑스는 알자스-로렌의 소유권을 두고 무수히 많은 전쟁을 치렀다. 그러다보니 이 땅은 300년간 국적이 네 번이나 바뀌었다. 그때마다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은 극심한 수난을 겪었지만 양국의 문화는 번갈아 쌓이면서 하나로 융합되어 갔다.

 

알자스의 간판 도시인 스트라스부르와 콜마르의 구시가지는 무수한 전쟁을 겪었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중세시대의 건물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둘러보는 곳마다 독일 같으면서도 프랑스 같은 알자스 특유의 색채가 유감없이 드러났다. 또한 동네 곳곳에 놓인 형형색색의 화분들이 더욱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이런 아름다운 모습 덕에 콜마르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배경으로 그려지기도 했다.

 

알자스-로렌은 음식도 빼놓을 수 없다. 프랑스요리야 더 말할 필요도 없이 이미 세계적이지만 알자스는 프랑스 안에서도 음식으로 유명한 곳이다. 앞서 언급한 잦은 분쟁의 역사와 이에 따른 문화교류가 음식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대표적으로, 독일 음식으로 알려져 있는 소금에 절인 양배추인 ‘슈크루트(Choucroute)’는 사실 알자스 지역의 음식이며, 프랑스의 대표음식으로 불리는 푸아그라도 여기서 유래됐다. 또한 알자스를 타고 흐르는 라인 강변은 세계 5대 화이트 와인 품종으로 꼽히는 리슬링(Riesling)의 주요 산지이다.

 

이렇듯 알자스는 이야기, 볼거리, 먹거리 세 박자가 적절하게 맞는 최고의 여행지 중 하나다. 하지만 이번에 다녀온 여정은 아직 테마세이투어의 정식 여행상품이 아니다. 하루 빨리 이 보석 같은 알자스 일정을 더 빛나게 다듬어 많은 분들께 소개드리고 싶다. [이병철]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