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2019. 8. 15. 06:30

 

 

가을이면 색색으로 물드는 아름다운 단풍을 보기위해 여기저기로 떠나는데, 올 가을엔 단풍만큼이나 아름다운 색깔로 빛나는 모로코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카스바로드 아이트 벤 하도우의 진흙 빛 갈색, 사하라 사막의 붉은색 석양, 하얀 마을 물레이 이드리스, 강렬한 파란색의 쉐프샤우엔, 가죽 염색공장과 골목골목이 다양한 색깔을 한 번에 뿜어내는 페즈, 새하얀 벽 위에 아름다운 그림들로 장식된 예술의 도시 아실라….

 

 

지브롤터 해협을 두고 스페인과 거의 붙어있는 모로코는 지리적 특성으로 유럽의 문화와 많은 영향을 주고받았다.

 

가장 모로코다운 도시로 불리는 마라케시에는 북아프리카 전역과 스페인까지 지배했던 모로코의 최전성기 시절인 12세기에 세워진 쿠투비아 사원이 있는데, 사원과 사원의 첨탑인 미나렛은 이후 이슬람건축의 모델이 될 만큼 세계 건축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스페인 세비야의 이슬람 건축물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것도 바로 이 마라케시다.

 

모로코의 도시라면 어디에나 존재하는 메디나는 모로코 사람들의 생생한 삶의 현장이다. 각종 먹거리와 물건을 파는 사람들, 이야기꾼이 뒤섞인 마라케시의 제마 엘 프나 광장이나 골목수가 어림잡아 8,900개나 된다는 페즈의 수크(상점거리)에서 상인들이 줄지어 행인들과 흥정을 벌이는 모습을 보면 며칠 전 본 알라딘 영화 속의 왁자지껄한 시장이 눈앞에 재현되는 것만 같다.

 

이뿐만 아니라 신비로운 진흙도시 아이트 벤 하도우와 지중해를 떠올리게 하는 오묘한 파란색으로 장식된 쉐프샤우엔의 골목골목을 거닐어보면 그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모로코만의 이국적인 색채에 푹 빠지게 된다.

 

그런데 이 모든 것 외에도 여행자들에게 가장 강렬한 느낌을 주는 건 아마 사하라 사막이 아닐까싶다. 서서히 해가 지며 한쪽 면은 검은 그림자로 덮이고, 모래언덕과 하늘은 경계를 잃은 듯 붉은색으로 물들어 가는 모습은 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모로코 여행의 이미지다.

 

혼란과 고요함, 초록빛 평야와 사막, 자연과 문화라는 다양한 색깔을 가진 나라라는 점에서 모로코는 정말 컬러풀 그 자체다. [박미나]

Posted by 테마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