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리포트2019. 11. 21. 06:00

 

‘끄라 시바야’, ‘쓰바시바’, 발음상 우리에게 비속어처럼 오해하기 쉬운 이 말들은 ‘아름다워요.’, ‘고마워요.’라는 따듯한 러시아말이다. 내가 생각했던 러시아도 이런 오해들로 가득했다. 날씨는 춥고 사람들은 냉소적인 나라. 딱 그 정도가 내가 상상했던 러시아였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우리 일행들이 러시아에서 느낀 감정은 ‘러시아가 이렇게 아름답고 따듯한 나라일 줄이야.’ 하는 반전의 감동이었다.

 

 

 

우리 테마세이투어의 러시아 여행은 고대 도시 블라디미르와 수즈달에서 시작된다. 이름마저 생소한 이곳은 러시아 시골 마을의 정서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드넓은 초원 위를 걷다보니 저 멀리 외롭게 서있는 회백색 사원이 러시아의 고풍스런 감성을 그대로 전달해준다.

 

수즈달 사원에서 들었던 아름다운 성가가 귓속에서 멀어질 때쯤, 다시 돌아온 모스크바는 도심 속에 자리 잡은 형형색색의 양파 모양의 돔 지붕인 쿠폴라들이 그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1980년대를 주름잡았던 게임 테트리스의 첫 장면인 바실리성당은 과연 그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모습으로 내 눈을 사로잡았다.

 

도시의 모습이 눈에 익을 때쯤 우리는 특급열차를 타고 러시아의 옛 공국 노브고로드를 방문했다. 옛 러시아의 정수를 간직하고 있는 노브고로드 크렘린 성과 그 성벽을 따라 흐르는 볼호프강, 그리고 그 강변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는 러시아 사람들까지 앞서 보았던 시골 마을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러시아고도 여행의 하이라이트라면 마지막으로 방문하는 상트페테르부르크라고 말 하고 싶다. “웅장하다, 거대하다, 경이롭다”라는 말이 조금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휘황찬란한 방문지들이 우리를 맞이했다. 하루에 8시간씩 보아도 15년이 걸린다는 에르미타주 박물관과 40년에 걸쳐 건설된 성 이삭성당, 6톤의 호박으로 치장된 예카테리나 궁전의 호박방까지 하루하루 감탄 속에서 내 작은 눈은 계속 커져만 갔다.

 

이런 방문지를 둘러보는 것으로도 충분했지만 러시아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은 문학과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톨스토이와 푸시킨, 차이콥스키 등 수많은 예술가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고, 러시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백조의 호수 발레공연까지 다채로운 일정이 우리 러시아 여행을 더욱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여행을 다녀온 후 나는 러시아 홍보대사가 되었다. 추석 연휴 만나는 지인들과 친척들마다 내가 느꼈던 러시아 여행의 감동을 전해주며 러시아에 가보기를 권했다. [한승남]

Posted by 테마세이